주북 중국대사 '조중 친선 택암 농장'서 벼 수확 지원
소식통 "중국, 대북 관광 이어 농업 지원 가능성 유력"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연내 방북이 거론되는 가운데 북한 주재 중국 대사가 평양 근교의 북중 친선 합작농장을 방문하며 대규모 농업 지원을 위한 군불 때기에 나섰다.
농업 분야는 유엔의 대북 제재 속에서도 중국이 대북 관광에 이어 북한에 대규모 협력을 제안한 분야라는 점에서 시진핑 주석의 방문 시 가장 유력한 선물 목록으로 거론되고 있다.
21일 주북한 중국대사관에 따르면 리진쥔(李進軍) 주북 중국대사는 지난 18일 평양 근교의 '조중 친선 택암 합작농장'을 방문해 대사관 직원들과 함께 벼 수확에 나섰다.
택암 합작농장은 1953년에 세워졌다. 1958년 저우언라이(周恩來) 당시 중국 총리가 김일성 당시 북한 주석과 함께 이 농장을 참관한 뒤 '조중 친선' 농장으로 개명돼 북중 농업 협력의 상징이 됐다.
이 합작농장의 양계장은 중국대사관의 지원으로 만들어졌으며 2천여마리의 병아리를 키우고 있다.
정명철 택암농장 관리위원회 책임자는 이날 리 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중국 정부와 대사관의 도움에 감사하며 택암 농장은 조중 친선의 상징으로 농업 생산을 늘려 중국 동지의 도움이 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리 대사의 '조중 친선농장' 방문에 의미가 있는 것은 시 주석의 연내 평양 방문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올해 대북 관광 제재를 풀면서 북한의 '외화벌이'에 힘을 보탠 바 있어, 시 주석이 방북하게 되면 인도적 지원 분야로 대북 제재를 피해갈 수 있는 농업 분야에서 선물 보따리를 풀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리 대사의 '조중 친선 농장' 방문은 중국의 대규모 농업 지원에 앞서 사전 군불 때기 성격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이 올해 한반도 긴장 완화 국면이 되자 독자 제재인 대북 관광 제한을 풀었고 현재는 북중간 대규모 농업 협력이 논의되고 있는 걸로 안다"면서 "시 주석이 연내 방북하게 된다면 농업 분야 지원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6월 방중에서 중국농업과학원 국가농업과학기술혁신원을 참관하며 중국의 연구 성과에 탄복한 바 있다.
중국 또한 박태성 노동당 부위원장이 이끄는 북한 노동당 참관단이 지난 5월 방중하자 북한에 '중국식 개혁개방 모델'을 통한 대규모 농업 협력을 제안한 바 있다.
당시 쑹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은 박태성 부위원장에게 농업 등의 분야에서 교류 협력을 강화하기 원한다는 입장을 전달했고, 북한 참관단 또한 농업 분야에서 중국과 협력을 원한다는 점을 내비쳤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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