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고용세습 의혹 놓고 휴일에도 날선 대치…한국, 국회서 대규모 규탄대회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이신영 기자 = 여야는 휴일인 21일에도 서울교통공사의 고용세습 의혹 문제를 놓고 날카롭게 대치하며 치열한 기싸움을 이어갔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올해 국감의 최대 성과로 자당 박용진 의원의 사립유치원의 비리실태 폭로를 꼽으면서,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무능을 넘어 국감장을 난장판으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10년 넘게 국감을 해 왔지만 이번처럼 막무가내식으로 근거 없이 비판하고 무분별하게 폭로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한국당이 국정감사를 난장판으로 만들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해 왔던 일에 대해 정확히 평가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국감이 되길 바랐다"며 "지금 한국당은 강박관념에 싸여있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무리한 행동이 나오는 것 같다"고도 했다.
서영교 원내수석부대표는 "한국당은 '엉뚱한 국감', '딴소리 국감'만 하는 데 반해 민주당은 사립유치원 비리 등을 캐내는 '개혁 국감'을 하고 있다"며 "제1야당의 원내대표와 의원들은 자기 국감장을 내팽개치고 남의 국감장에서 행패를 부리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박경미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이삭줍기에라도 나서야 할 한국당은 사립유치원 건에 대해 유독 일언반구도 없다"며 "국감을 파행으로 만들며 정쟁의 소용돌이로 끌고 가는 것이 제1야당의 실력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한국당이 이날 오후 국회에서 개최한 집회를 겨냥, "국정감사 중에 제1야당이 장외집회를 벌이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한국당이 벌인) 새털같이 많은 기막힌 일 가운데 하나로 기억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한국당은 서울교통공사의 고용세습 의혹이야말로 문재인정부의 실정(失政)을 제대로 들추어낸 것으로 자평하며 정부·여당에 대한 공세 수위를 한껏 높였다.
한국당은 이날 국회에서 공공기관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한 기자회견에 이어 '문재인 정권의 가짜 일자리·고용세습 규탄대회'를 열었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규탄대회에서 "일자리를 만들라고 했더니 예산만 늘리고 기존 일자리마저도 특권계층끼리 나눠 먹은 것이 교통공사 사건"이라며 "일자리를 약탈해 젊은이들의 미래를 빼앗은 것이야말로 적폐 중의 적폐"라고 비판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지금이라도 특권 귀족 노조와의 결탁을 끊고 그들이 훔쳐간 국민의 일자리를 돌려놓아야 한다"면서 "한국당은 물러서지 않고 끝까지 버텨 싸우겠다"고 말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사람이 먼저라면서 내사람 먼저 챙긴 파렴치한 정권이 문재인 정권"이라며 "문재인 정권은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의 국정조사 요구를 즉각 수용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는 이어 "문재인 정권이 말하는 '비정규직 제로'가 '끼리끼리 정규직화'가 아니라면 문 대통령이 손발을 걷고 나서 즉각 전수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며 "한국당은 국정조사는 물론 국회 청문회를 통해 고용세습 커넥션을 밝혀내겠다"고 다짐했다.
김용태 사무총장은 "박원순 서울시장은 1천285명의 정규직 전환자 가운데 친인척이 108명밖에 안 된다고 하는데 한 사람이라도 더 나오면 시장직에서 물러나라"면서 "만일 더 나오지 않는다면 내가 사무총장직은 물론 의원직에서 물러나겠다"며 엄포를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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