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미국의 여야 상원의원들은 21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사건의 배후로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정면으로 지목하고 나섰다. 일부 의원들은 왕세자 교체 필요성도 제기했다.
공화당 소속인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은 이날 CNN방송에 출연해 "그(무함마드 왕세자)가 카슈끄지를 살해했다면 그는 이미 선을 넘은 것"이라며 "처벌과 대가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코커 위원장은 "나는 성급하게 판단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가 그것을 했다고 생각하느냐"고 스스로 물은 뒤, "그가 했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하기도 했다.
같은 당 랜드 폴 상원의원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왕세자가 연루됐으며, 그것을 지휘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딕 더빈 상원의원은 NBC방송 '밋 더 프레스'에 나와 "모든 곳에 왕세자의 지문이 있다"고 했다. 공화당 톰 틸리스 상원의원도 이 프로그램에서 '무함마드 왕세자가 카슈끄지 살해를 지시했느냐'는 질문에 "실제 행동에 연루된 사람들을 바탕으로 보면 그렇게 보인다"고 대답했다.
일부 의원들은 앞으로 무함마드 왕세자의 사우디 왕위 계승에도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폴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재 가능성을 언급한 데 대해 "제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면서 "솔직히 말하면 왕세자가 교체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틸리스 의원은 독립적인 수사 필요성을 주장하며, 그 결과에 따라서는 왕세자 교체까지도 열어둬야 한다고 가세했다.
그는 "만약 (드러난) 사실이 우리가 모두 의심하는 것과 이어진다면 양국 관계가 진전하는 데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의원들의 의심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무함마드 왕세자가 카슈끄지 피살사건의 배후라는 주장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중간선거 유세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우디 당국의 수사 결과 발표에 대해 "큰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사우디 검찰은 카슈끄지가 지난 2일 이스탄불에 있는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용의자들과 대화를 하다가 주먹다짐이 벌어져 사망에 이르게 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뒤이은 워싱턴포스트(WP)와의 전화 인터뷰에서는 "거기에는 속임수도 있고, 거짓말도 있다"고 수사 결과 발표를 비판했다.
WP는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무함마드 왕세자가 살인을 지시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두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아무도 나에게 그(왕세자)가 책임이 있다고, 또 책임이 없다고 말하지 않았다"면서 "나는 그의 책임이 아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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