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영명이 오래 간직했던 '2006년 10월 30일 자 신문 기사'

입력 2018-10-22 09:04   수정 2018-10-22 09:18

안영명이 오래 간직했던 '2006년 10월 30일 자 신문 기사'
당시 한화는 KS 6차전에서 패해 준우승…"너무 속이 상했죠"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안영명(34·한화 이글스)은 2006년 10월 30일 자 신문 하단에 작게 나온 기사를 오려 꽤 오랫동안 간직했다.
안영명은 "내가 굳은 표정으로 더그아웃에 앉아 있는 사진이 작게 담겼다. 그걸 오려서 지갑 속에 꽤 오래 가지고 다녔다"며 "당시 억울하고 분했던 기분을 잊지 않기 위해서였다"라고 말했다.
2006년 10월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 선발로 나섰다. 전날 삼성과 연장 15회 혈전을 펼친 한화는 젊은 우완 안영명을 선발로 내세웠다.
하지만 안영명은 1⅔이닝 4피안타 3실점으로 부진했고, 한화는 2-3으로 패했다. 결국, 삼성이 4승 1무 1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안영명은 당시 상황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는 "다음 날(10월 30일) 아침 신문을 봤다. 당연히 삼성 선수들이 환호하는 모습이 지면을 채웠다"며 "그런데 하단에 작게 내가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는 사진과 '한화 선발 카드가 실패했다'는 내용의 기사가 있었다. 바로 그 기사와 사진을 오려서 지갑에 넣었다. 지금은 잃어버렸지만, 꽤 오래 그 사진을 지갑 안에 넣고 다녔고 자주 봤다"고 떠올렸다.
당시에만 해도 안영명은 "다시 한국시리즈에 올라 설욕하자"라는 각오를 다졌다.




하지만 한화는 2006년 이후 한국시리즈에 나서지 못했다. 2008년부터 2017년까지, 10시즌 동안 포스트시즌 탈락의 고배도 마셨다.
올해 정규시즌 3위를 차지한 한화는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을 치르고 있다. 현재 한화에는 이전에 한화 유니폼을 입고 포스트시즌을 치른 선수가 김태균, 송광민, 안영명 등 3명뿐이다. 투수 중에는 안영명이 유일하다.
안영명은 2005∼2007년, 4시즌 연속 포스트시즌에 출전했다. 그는 "오래전 일이긴 해도, 포스트시즌을 많이 치렀다"며 "하지만 처음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선수들에게 따로 조언할 것도 없다. 일단 한 번 느껴보면 '정규시즌과 다르지만, 정규시즌처럼 던져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시 포스트시즌을 치르기까지 11년이 걸렸다. 짧게 끝낼 수는 없다"며 "젊은 선수들을 위해서라도 최대한 많은 경기를 치르는 게 좋다"고 승리욕을 드러냈다.
안영명의 바람과 달리 한화는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 1, 2차전에서 모두 패했다. 한 경기만 더 내주면 가을 무대에서 퇴장한다.
안영명도 2차전에 등판해 한 타자만 상대(볼넷)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가을 무대에서 최대한 많이 던지고 싶다"는 바람을 아직 이루지 못했다. 이번 준PO에서 '선발 투수 바로 뒤에 등장하는 불펜 투수'로 분류된 안영명은 22일 3차전 등판을 위해 다시 각오를 다진다.
jiks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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