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대통령 "민주주의 의지 보였다"…개표결과는 연말께 발표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이 극심한 테러 위협과 혼란 속에 8년만에 치른 첫 총선투표를 마무리했다.
22일 현지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전날 방송연설을 통해 투표 종료를 선언하고 "여러분은 한 표를 행사함으로써 폭력을 원치 않는다는 사실을 세계에 보여줬다. 여러분은 민주주의를 위한 의지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간 국민이 총선 보이콧을 강요한 반군세력 탈레반의 위협에 굴하지 않았다면서 "이는 누구도 폭력으로 이 나라를 지배할 수 없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탈레반은 20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총선 투표 기간 전국 곳곳의 투표소를 겨냥해 약 400건의 공격을 감행했다.
아프간 정부는 이로 인해 민간인 27명과 경찰 9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으나 AFP 통신 등 일부 외신은 자체 집계한 사망자 수가 300명에 육박한다고 전했다.
가니 대통령은 희생자들을 미래세대를 위해 민주주의 실현에 앞장섰다가 숨진 순교자로 규정했다.
압둘바디 사야드 아프간 선거관리위원회(IEC) 위원장은 "등록된 유권자(880만 명)의 45%에 해당하는 400만 명이 투표를 했다"면서 총선을 성공적으로 치러냈다고 자평했다.
아프간의 전체 인구는 3천만 명으로 추산된다.
20일 오전 아프간 전국 5천여 개 투표소에서 시작된 총선 투표는 같은 날 오후 마무리될 예정이었지만, 곳곳에서 테러가 벌어지고 유권자 인증 절차 등에 문제가 생기는 바람에 일부 투표소의 마감이 21일까지로 연장됐다.
잠정 개표결과는 내달 중순 이후 나올 예정이다.
아프간 선거 당국은 12월 전에는 최종 개표결과가 발표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총선은 2015년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3년가량 연기된 끝에 이번에 겨우 치러지게 됐다.
강력한 대통령 중심제 등 아프가니스탄의 정치환경을 고려할 때 총선의 정치적 의미가 크지는 않다. 투표 결과를 조작하려다 체포된 사람이 이미 44명에 달하는 등 부정투표 우려도 팽배해 있다.
하지만 현지 언론은 미국과 탈레반의 평화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아프가니스탄이 정상적으로 민주적 선거를 치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 자체가 상당한 상징성을 지닌다고 평가했다.
유엔 아프가니스탄 지원단(UNAMA)은 성명을 통해 "이번 선거는 아프가니스탄의 자립을 위한 과도기에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고 평가했다.
[로이터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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