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둔화 압력 직면한 중국, 환율 포기하고 기준금리 인하하나

입력 2018-10-22 14:01   수정 2018-10-22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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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둔화 압력 직면한 중국, 환율 포기하고 기준금리 인하하나
전문가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달 4중전회 논의 주목
상하이증시, 증시부양·민간기업 지원 기대감에 장중 4% 급등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미국과 무역전쟁 와중에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자 일각에서는 중국 당국이 위안화 환율 급등과 대량 자본유출 위험을 감수하고 3년 만의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19일 발표된 중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은 6.5%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분기(6.4%)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1∼3분기 누적 경제성장률은 6.7%로 연초 중국 정부가 제시한 연간 경제성장률 목표치인 6.5%를 아직은 상회하고 있다.
하지만 분기별 경제성장률은 작년 1분기 6.9%를 기록하고 나서 계속 둔화하는 추세여서 중국 정부의 '중속 성장' 유지 목표에 비상이 걸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물 경제 측면에서도 최근 민영기업의 자금난이 주가 폭락 국면 속에서 주식 담보 대출 청산 리스크로 표면화하면서 중국 정부를 바짝 긴장시켰다.
지난 19일 류허(劉鶴) 경제 부총리, 이강(易綱) 인민은행장, 궈수칭(郭樹淸)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주석, 류스위(劉士余)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 등 최고위급 경제 관료들이 한 날 언론 인터뷰에 나서 '주식 담보 대출 청산 자제령'을 내리는 등 긴급 대처에 나선 것은 그만큼 중국 정부가 현 국면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방증한다.
류 부총리 등 당국자들은 ▲ 정부와 국영기업의 민영기업 투자 지지 ▲ 민영기업 투자 전용 사모펀드 활성화 ▲ 은행의 민영기업 대출 확대 ▲ 상장사의 주가 부양용 자사주 매입 제한 완화 ▲ 보험사 자금의 주식 투자 촉진 등 증시부양 대책을 쏟아냈다.
이에 따라 정책 기대감 속에서 4년 만에 최저치까지 추락했던 중국 증시는 일단 급반등에 성공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19일 2.58% 급등 마감한 데 이어 22일에도 장중 3.93% 치솟으면서 급등세를 이어갔다.
증시 불안이 한풀 꺾인 가운데 중국 안팎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등 중국의 통화정책 완화 움직임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앞서 중국 정부는 1조3천억위안(약 212조원)의 감세 계획을 밝혔다. 또 지방 정부들이 인프라 건설을 위해 같은 규모의 채권을 발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 '적극적 재정 정책'을 통한 경기 부양을 시도 중이다.
4분기부터 미중 무역전쟁의 충격파가 더욱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경기 하강 우려가 더욱 커지면 중국 정부가 재정 정책 수단 외에도 기준금리 인하 같은 강력한 통화정책 수단까지 동원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이강 인민은행장은 최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30 국제은행 세미나'에 참석해 "만일 필요하다면 중국은 금리 정책이나 지급준비율을 조정할 충분한 공간이 있다"고 언급해 처음으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시사했다.
중국 국무원은 21일 류허 부총리 주재로 금융 리스크 대책 회의를 열고 '온건하고 중립적인' 화폐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언급하면서도 "전망성과 유연성을 한층 강화해 완화나 긴축의 정도를 조절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민은행은 2015년 말부터 3년 가까이 기준금리 성격인 1년 만기 대출 금리를 4.35%로 줄곧 유지하고 있다. 다만 인민은행은 올해 들어 이미 4차례 지급준비율을 내리면서 유동성 공급을 확대해 사실상 통화정책을 '미세 조정' 중이다.
미국이 더욱 높은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최근 고개를 들면서 세계 증시가 한차례 요동친 가운데 중국이 거꾸로 금리를 인하하면 미중 금리 격차가 축소되면서 자본유출과 위안화 가치 추가 급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최근 6개월간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10% 넘게 급등(위안화 평가절하)하면서 미국 정부가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을 내비치는 등 불만을 제기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상징적인 달러 당 7위안 선마저 뚫고 올라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위안화 환율은 이달 들어 달러 당 6.94위안대까지 치솟았다. 22일도 역내·역외 시장에서 위안화는 달러 당 6.93위안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또 3년 만의 기준금리 인하로 유동성이 풀리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집권 이후 강도 높게 추진된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정책 효과가 희석되면서 다시 중국의 부채 리스크가 다시 부각될 수도 있다.
중국이 자본유출로 인한 자본시장 혼란, 위안화 급락으로 인한 미중 마찰 격화 등 부작용이 예상됨에도 기준금리 인하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은 사회 안정과 직결되는 안정적인 경제성장 유지가 중국 정부에 가장 중요한 정책 목표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이 실제로 기준금리 인하라는 강력한 정책 카드를 꺼내 들지는 이달 하순 열릴 것으로 전망되는 제19기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4중전회)를 거쳐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중국의 한 경제 전문가는 "중국이 아직 표면적으로는 온건하고 중립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표방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정책 전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인민은행장의 발언 등을 봤을 때 중국이 연내 지급준비율 추가 인하는 물론 기준금리 인하까지 단행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아직 위기로까지 진단할 정도는 아니지만 중국 경제가 상당히 좋지 않은 방향으로 가는 것은 맞아 보인다"며 "연간 기준으로는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겠지만 분기별 GDP 성장률이 내려가는 추세는 우려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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