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호 할아버지 "상봉 대상 선정됐다 무산돼 실망…가족 만나러 北 가고 싶어"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22일 국정감사에는 지난 8월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선정됐다가 '동행할 사람이 없다'는 이유로 상봉이 무산된 시각장애인 김병호(80) 할아버지가 증언대에 섰다.
김 할아버지는 당시 동행인이 없다는 이유로 금강산행을 포기해야 했다. 뒤늦게 거동이 불편한 청각장애인 아내가 동행하겠다고 했으나, 참석자 명단이 이미 북측에 전달된 후여서 결국 상봉은 성사되지 못했다.
이날 발언대에서 마이크를 잡은 김 할아버지는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로 선정됐다고 처음 연락받았을 때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안 된다고 하니 실망했다"고 말했다.
국감장 찾은 시각장애인 김병호 할아버지 "상봉 대상 선정됐다 무산돼 실망" / 연합뉴스 (Yonhapnews)
김 할아버지는 "제 나이가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80살인데 살면 얼마나 살겠나. 제가 살아있는 동안, 혈육인 형님은 비록 돌아가셨지만 (북에 있는) 조카의 손이라도 잡아보고 죽으면 한이 없겠다"라는 소망을 밝혔다.
그러면서 "다시 이런 상황이 되면 북한에 가족들을 만나러 가고 싶다"며 "그런 날이 돌아오기를 (바란다)"이라고 했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김 할아버지의 발언이 끝나자 대한적십자사를 향해 "시각장애인은 낯선 곳에 제약이 많은데 앞으로 장애를 가진 상봉대상자를 지원하기 위한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장애가 있고 거동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상봉을 못 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박경서 적십자사 회장은 "마지막 순간까지 김병호 할아버님을 (상봉대상자에) 넣으려 했고 가족 합의가 됐다고 해서 북한에 연락했는데 북한이 안 된다고 해서 불행한 일이 생겼다"고 해명한 뒤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족이 없고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못 가게 하는 일은 없다"고 답변했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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