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 방문…"가을에 발견해 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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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에서 22일 경복궁 서문 영추문(迎秋門) 현판을 마주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민석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 "비뚤어진 현대사를 바로잡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지난 16일 문화재청을 상대로 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에게 확인하니 영추문 현판이 지금 박물관에 있다고 한다"고 지적한 뒤 이날 현판 실물을 살펴봤다.
배 관장으로부터 유물 보관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들은 안 위원장은 "영추문에 가을 추(秋) 자가 들어가는데, 2018년 가을에 발견해 매우 신기하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아는 치과의사 제보로 영추문 현판이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다는 사실을 접했는데, 제보가 없었다면 영원히 수장고에 있었을지도 모른다"며 "영추문이 일제강점기에 허물어질 때 누군가 보관해서 남긴 듯하다"고 강조했다.
영추문은 조선시대 문무백관이 주로 출입한 문이다. 임진왜란 때 소실됐다가 19세기 중반에 경복궁이 중건되면서 다시 지어졌으나, 1926년 석축(石築)이 무너지면서 철거됐고 1975년에 다시 세워졌다.
이번에 확인된 영추문 현판은 경복궁 중건 당시 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가로 212.8㎝, 세로 82㎝, 두께 6.5㎝ 크기다. 글씨를 쓴 인물은 조선 후기 무신인 허계(1798∼1866)로 알려졌다.
박물관 보존과학부 분석에 따르면 바탕은 흰색 안료로 칠했고, 글씨는 먹으로 썼다. 뒤쪽에는 빨간색 안료를 사용해 전체적으로 칠했다.
박영만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재질은 소나무로 짐작된다"며 "정면에서 보면 기다란 판재 세 개로 이뤄졌는데, 현판 제작 당시에 나무가 뒤틀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여러 판을 결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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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추문 현판은 박물관 수장고에 온전하게 보관됐고 2007년 전시에서 공개된 바 있으나,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배 관장은 "영추문 현판이 정확하게 언제 박물관에 들어왔는지 알려주는 기록이 없다"며 "이외에도 궁궐 현판을 여러 점 보유했는데, 정확한 입수 경위는 파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영추문이 1975년 재건될 때 청와대 부속실 건물이 있어서 원위치에서 북쪽으로 45m 떨어진 지점에 지었다고 한다"며 "영추문을 빨리 제자리로 옮기고, 박물관 현판을 복제해 달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이정연 문화재청 궁능문화재과장은 "2030년부터 복원하기로 예정돼 있다"며 "영추문 안쪽에는 사무실 건물이 있는데, 궐내각사(闕內各司·궁궐 안에 있던 관아)가 복원돼야 문도 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와 광화문 앞 월대, 동십자각과 서십자각 복원을 논의하고 있는데, 이와 함께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영추문에는 일중(一中) 김충현(1921∼2006)이 쓴 현판이 걸렸다. 본래 현판과는 정반대로 바탕은 검은색, 글자는 흰색이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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