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세자에 '전세계 지켜보고 있으니 투명하게 대처하라'고 했다"
(로스앤젤레스·워싱턴 =연합뉴스) 옥철 송수경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의혹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입을 열었다.
사우디 왕실의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상당한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쿠슈너 선임보좌관은 22일(현지시간) CNN 평론가 밴 존스와의 대담에서 카슈끄지 사건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을 묻는 말에 "지금은 응답하는 단계가 아니라 더 많은 팩트(사실관계)를 찾아가는 단계"라고 밝혔다.
쿠슈너 선임보좌관은 "우리는 눈을 크게 뜨고 있다"며 "다양한 장소들로부터 사실관계를 모으고 있으며, 사실관계들이 정리되면 국무장관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팀과 함께 어떤 것이 믿을 만하고, 어떤 것이 아닌지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빈 살만 왕세자와 통화를 했으며, 왕세자에게 "전적으로 투명하게 대처해야 한다.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매우 매우 심각한 혐의이며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빈 살만 왕세자가 이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에 대해 쿠슈너 선임보좌관은 "지켜보자"고 언급했다.
쿠슈너 선임보좌관은 다만 빈 살만 왕세자와 언제 통화를 했는지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그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미국 정부와 사우디 왕실 간에 갈등이 증폭하고 있다는 정황에 대해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는 오히려 중동에서 헤즈볼라, 하마스 등 반군의 테러에 대항해 싸우는 데 있어 사우디와의 전략적 동반 관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 고위 관료는 "쿠슈너는 그동안 왕세자와 개인적 관계를 쌓아왔으며 (사우디와의) 중요한 전략적, 경제적 관계가 잘못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촉구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쿠슈너 선임보좌관은 자신과 같은 30대의 젊은 지도자인 빈 살만 왕세자와 상당 기간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카슈끄지 사건이 공론화한 초반에는 왕세자가 쿠슈너에게 전화를 걸어 서방세계의 시선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쿠슈너 선임보좌관과 빈 살만 왕세자와의 관계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러드는 사우디 측과 사업을 하지 않는다. 그들(쿠슈너 선임보좌관과 빈 살만 왕세자)은 그저 같은 나이의 두 명의 젊은이들"이라면서 "나는 그들이 서로 좋아한다고 믿지만, 재러드는 그를 잘은 모른다"고 말했다고 WP는 전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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