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 파기 놓고 美·中·러 연일 '난타전'…국제사회 '대화' 촉구

입력 2018-10-23 11:51   수정 2018-10-23 12:26

INF 파기 놓고 美·中·러 연일 '난타전'…국제사회 '대화' 촉구
트럼프 "러·중이 정신차릴 때까지 핵 증강", 볼턴 "미국에만 조약 적용 안돼"
크렘린 "미국이 오히려 조약 훼손"…미·러 모두 대화 가능성 문열어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거리 핵전력 조약(INF) 문제로 연일 러시아와 중국을 때리면서 파기를 거듭 경고하고 나섰다.
러시아가 미국의 주장에 강하게 반발하고 국제사회가 군비 경쟁의 부활을 우려하는 가운데 외교적 해결 노력의 가능성도 조금씩 싹트는 분위기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중간선거 지원 유세를 위해 텍사스로 떠나기 전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가 협정을 준수하지 않고 있다. 그들이 준수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협정을 끝내고 있다"며 파기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어 "그들은, 러시아는 협정의 정신이나 협정 그 자체를 준수하지 않고 있다"면서 중국을 거론, "그들(중국)도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무기를 증강할 준비가 돼 있느냐는 질문에 "그들이 제정신을 차릴 때까지 우리는 그것(핵무기)을 증강할 것"이라며 "우리는 그 누구보다 많은 재원이 있다"고 언급, 핵무기 증강 방침을 밝혔다. 러시아가 조약을 준수하지 않고 중국이 새로 조약에 포함되지 않을 경우 핵무력 증강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러시아를 방문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두 나라에 북한, 이란까지 겨냥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볼턴 보좌관은 러시아 라디오 '에코 모스크비' 방송 등과의 인터뷰에서 INF가 미러 양자조약이라는 점을 환기한 뒤 "지금은 이란, 중국, 북한 등의 나라들도 중거리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생산한다"면서 "미국과 러시아만 양자 조약에 묶여있고 반면에 다른 나라들은 여기에 구속되지 않는 이상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세계에서 INF 조약에 얽매인 나라는 두 곳뿐인데 그중 하나인 러시아는 조약을 위반하고 있다. 이는 조약에 얽매인 유일한 나라가 미국뿐이라는 말"이라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중국 등을 가리켜 "중국, 이란, 북한은 만약 조약 당사국이었다면 위반에 해당하는 전력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중국의 위협은 매우 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로이터제공]


이에 러시아는 자국이 조약을 위반했다는 미국의 의혹 제기를 일축하면서 반격을 꾀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푸틴 대통령이 여러 차례 러시아가 INF 조약을 위반하고 있다는 비난을 단호히 반박했다"면서 "오히려 러시아는 여러 수준에서 충분히 전문적으로 미국이 조약의 정신과 주요 조항들을 훼손하고 있다는 증거들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비밀리에 혹은 노골적으로 (INF 조약이 금지한) 시스템을 계속해 개발하는 등의 INF 조항 위반 행동을 할 경우 러시아는 자체 안보 확보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면서 "미국의 조약 파기가 새상을 더 위험한 곳으로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 외무부의 안드레이 벨로소프 비확산·군축 부국장도 이날 유엔 군축위원회 회의에서 러시아가 조약을 위반했다는 미국의 주장이 "근거없다"고 말했다.
중국 역시 전날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정례 브리핑을 통해 "일방적인 조약 탈퇴는 여러 방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며 "이번 조약 탈퇴를 놓고 중국을 거론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충돌 위기가 고조되자 대화를 통한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2일 외교·안보정책을 총괄하는 대외관계청(EEAS)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미국과 러시아는 INF 조약을 유지하기 위한 건설적인 대화에 나서야 하고,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게 (이를) 이행해야 한다"며 "전 세계는 아무에게도 이득이 되지 않고 반대로 불안정만 초래할 새로운 군비경쟁이 필요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러시아도 서로를 겨냥한 비방전과 별도로 외교적 해결 노력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다음 수순은 유럽과 아시아의 친구들과 협의하고 러시아와도 추가 협의를 하는 것"이라면서 "다가오는 몇 달 동안 많은 외교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벨로소프 부국장 역시 유엔 회의에서 "우리는 INF에 대한 전체 문제와 관련해 미국의 동료들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 우리는 답을 받기를 희망한다"라며 대화의 문을 열었다.


firstcircl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