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 발언 소개하며 "좋은 말…나는 병원 신세 진 적 없어"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망언제조기'로 불리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이 건강에 신경을 덜 쓰는 사람을 위한 의료비 부담에 대해 "바보 같다"고 말한 지인의 발언을 거들고 나서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23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소 부총리는 이날 각의(국무회의)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과음하고 운동도 전혀 하지 않는 사람의 의료비를 건강을 위해 노력하는 내가 내는 것은 바보 같다고 말한 선배가 있다"고 말을 꺼냈다.
아소 부총리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좋은 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동조의 뜻을 표명했다.
교도통신은 아소 부총리의 발언과 관련, "건강 관리에 대한 책임을 강조한 발언으로 보이지만 건강한 사람도 보험료를 내는 것이 사회보험제도의 기본"이라고 지적했다.
아소 부총리의 이날 발언은 정부가 검토하는 예방의료와 관련한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현재 78세인 그는 자신이 "병원에 신세 진 일은 거의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지지통신은 생활습관이 좋지 않아 질환을 갖게 된 이들의 의료비를 부담하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생각을 이날 아소 부총리가 나타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료비와 관련한 아소 부총리의 부적절한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8년 11월 당시 총리 재임 시절에는 정부의 경제재정자문회의에서 "먹고 마시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들의 의료비를 왜 우리가 지불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당시 적절하지 못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그는 "병상에 있는 분들의 기분을 해쳤다면 사과한다"며 고개를 숙여야 했다.
아소 부총리는 그동안 여러 차례 망언으로 설화(舌禍)를 겪어 망언제조기 또는 실언 제조기로 불린다.
지난 5월 재무성 차관의 여기자 성희롱 의혹이 일었을 때는 "성희롱이라는 죄는 없다". "함정에 빠졌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수백만 명을 죽였던 히틀러는 아무리 동기가 옳아도 안 되는 것"이라고 말하는 등 나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를 옹호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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