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국방 "시리아, 미-러 공조 사례"…볼턴 "러와 대화 확대 원해"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를 방문 중인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3일(현지시간)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만나 중거리 핵전력 조약(INF) 등에 대해 논의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쇼이구 장관과 볼턴 보좌관 간 회담 사실을 밝히며 "전략공격무기, 중거리 핵전력 조약, 중동·아프가니스탄을 포함한 여러 지역 안보 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회담은 건설적이었으며 세계 여러 지역에서의 국제·지역 안보와 관련한 광범위한 이슈들이 논의됐다"고 소개했다.
쇼이구 장관과 볼턴 보좌관 간 회담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INF 탈퇴 경고로 미-러 간에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이루어졌다.
볼턴 보좌관은 전날 방러 첫 일정으로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국가안보회의 서기(안보 수석 격),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등 러시아 정부 인사들과 만난 데 이어 이날 쇼이구 장관과 회동했다.
쇼이구 장관은 회담에서 "오늘날 세계에는 우리가 공동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많은 문제가 있다"면서 "핵억지(핵확산 저지)와 같은 전략적 문제는 물론 시리아 내전과 같은 오랜 대규모 분쟁 해결 문제 등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리아 분쟁 해결 과정에서의 미-러 공조를 최근 양국 공조의 긍정적 사례로 들었다.
쇼이구는 이어 심각한 갈등 관계에 있는 미-러 양자 관계와 관련 "지난 여름 헬싱키 미-러 정상회담은 양국 간 유대가 점진적으로 회복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지난 7월 16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첫 번째 본격 정상회담을 하고 국제현안과 양자 관계를 논의한 바 있다.
이에 볼턴 보좌관은 ""러시아와의 대화를 강화하기 위해 방러했다"면서 "헬싱키에서 양국 정상이 만난 뒤 우리는 서로 간 대화를 확대하고 심화하기 위한 아주 중요한 과제를 맡았다"고 화답했다.
볼턴은 "시리아에 관한 미-러 협의가 유익하고 생산적이었다는 (쇼이구 장관의) 견해에 확실히 동의한다"면서 "우리는 여러 방안을 통해 그러한 대화를 확대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볼턴은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도 쇼이구 장관과 대화하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오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나 트럼프 대통령의 INF 탈퇴 경고 발언과 관련한 미국 측 입장을 설명하고 양자 및 국제 현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크렘린궁은 이날 "푸틴 대통령이 볼턴 보좌관과 양자 관계, 시리아, 지역 분쟁, 전략 안보 등의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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