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기사 "고속도로에 떨어진 대형 낙하물 피하려다 사고"
(논산=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23일 오후 광주광역시를 출발해 천안논산고속도로를 타고 경기도 성남시를 향하던 고속버스가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5m 아래로 떨어진 충남 논산시 채운면 사고 현장은 한순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버스 앞 유리창은 심하게 파손됐고, 양쪽 유리창은 모두 떨어져 나가 버스 안이 훤하게 드러났다.
사고 버스 주변에는 승객이 떨어뜨린 물통과 의자 쿠션 등이 나뒹굴어 사고 당시 충격이 얼마나 컸는지를 보여줬다.
사고 현장 곳곳에서는 승객들의 혈흔도 발견됐다.
사고가 난 버스는 21인승 프리미엄 고속버스다.
이 버스는 160도까지 펴지는 안락한 좌석에 좌석 간격이 넓고, 옆좌석 가림막은 물론 좌석마다 모니터까지 설치돼 있다.
처참하게 부서진 차량 내부와는 대조적으로 좌석의 모니터는 그대로 켜져 있었다. 승객들이 손쓸 새도 없이 사고가 났다는 것을 짐작케 했다.
사고는 도로 위에 떨어진 대형 낙하물을 피하려다가 발생했다.
고속버스 기사는 "엄청나게 큰 낙하물이 고속도로 위에 갑자기 나타났다"며 "앞서가던 1t 화물차가 갑자기 서는 바람에 이를 피하려다가 도로 밑으로 떨어졌다"고 사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도저히 피할 수 없었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 과정에서 고속버스는 1t 화물차 보조석 뒤편을 들이받았다.
사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고속도로 위에 떨어진 낙하물은 플라스틱합성수지가 가득 든 톤백(대형포대)"이라며 "높이가 1m를 족히 넘는다"고 설명했다.
1t이 넘는 대형 낙하물이 고속도로 위에 떨어져 길을 가로막은 것이다.
낙하물을 떨어뜨린 25t 화물차는 사고 현장을 벗어났다가 경찰에 붙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버스에는 승객 14명이 탑승했다. 이 가운데 1명이 숨지고 운전자를 포함해 13명이 다쳤다. 7명은 자력으로 탈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승객 대부분이 안전벨트를 매 대형사고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버스 운전사와 승객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young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