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파리 1차대전 종전 100주년 행사서 트럼프와 회동 기대"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러시아를 방문 중인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접견하고 미-러 양자 관계 및 국제현안 등을 논의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볼턴 보좌관을 맞아 면담을 시작하면서 "전략적 안정성과 군축 문제, 지역 분쟁 등에 대해 당신과 견해를 교환하는 것은 아주 유익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은 "우리는 미국의 일방적인 탄도탄요격미사일조약(ABM) 탈퇴에 대해 알고 있고 많이 얘기한다. 얼마 전엔 '중거리 핵전력 조약'(INF)에서 탈퇴하려는 미국의 계획에 대해 들었다"면서 "'뉴스타트'(New Strategic Arms Reduction Treaty·신전략무기감축협정) 연장 필요성에 대한 미 행정부의 의구심에 대해서도 알고 있으며, 우주에 미사일 방어(MD) 시스템 일부 요소를 배치하려는 계획에 대해서도 듣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ABM 조약은 지난 1972년 미국과 옛 소련이 체결한 탄도탄 요격미사일 제한 협정이다. 지난 2001년 12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ABM 조약 탈퇴를 선언했고, 이듬해 6월 공식 탈퇴했다.
INF는 1987년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맺은 조약으로, 사거리가 500∼5천500㎞인 중·단거리 탄도·순항미사일의 생산·실험·배치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냉전 시대 군비경쟁을 종식한 문서로 꼽힌다.
뉴스타트는 미국과 러시아가 보유할 수 있는 핵탄두의 수에 상한을 두는 조약으로 2010년 체결돼 2021년 만료를 앞두고 연장이 필요한 상황이다.
푸틴은 "우리는 가끔 미국이 러시아에 대해 전혀 근거 없는 비우호적 행보를 취하는 것이 놀랍다"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7월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미-러 정상회담에 대해 "유익하고 다소 격한 회담이었지만 결국은 건설적인 회담이었다"고 평가하면서 다음 달 1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제1차 세계대전 100주년 기념식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재차 회동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볼턴은 "트럼프 대통령도 파리에서 당신과 만나는 것이 아주 기쁠 것"이라면서 "각국의 국가 이해에 따라 양국 간에 존재하는 차이에도 불구하고 서로 만나서 모두에게 유익한 접촉점을 찾는 것은 아주 유익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볼턴은 이어 "(오늘 회담에서) 당신이 갖고 있는 질문에 답을 찾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로이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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