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딜 브렉시트' 대비 英 임대화물선 통한 식·의약품 반입 검토

입력 2018-10-24 10:42  

'노딜 브렉시트' 대비 英 임대화물선 통한 식·의약품 반입 검토
佛칼레-英도버 뱃길 병목현상 우려…화물선 빌려 한가한 뱃길 이용
"브렉시트 시한 5개월 남기고 화물선 빌리기는 쉽지 않아" 회의론도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영국 정부가 유럽연합(EU)과 합의를 이루지 못한 채 탈퇴하는 이른바 '노 딜'(no deal) 브렉시트를 대비해 식품과 의약품 등 주요 생필품을 들여올 임대 화물선을 운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 계획은 '노딜 브렉시트'가 이뤄질 경우 프랑스 세관 통관 절차가 복잡해져 프랑스 칼레항에서 도버해협을 건너 영국 남동부 도버항으로 이어지는 뱃길을 이용한 물품 이동이 원활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영국은 국내에서 소비되는 식품의 30%가량을 EU 회원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으며 도버항은 연간 화물차 250만대가 드나드는 영국의 주요 통관항이다.
크리스 그레일링 영국 교통부 장관은 '도버-칼레 병목 현상'을 피해 영국 내 다른 항구를 통해 물류를 반입하기 위해 화물선을 임대하거나 화물선 내 공간 일부를 임대하는 방안을 관계 부처 장관들과 논의해왔다고 FT는 전했다.
정부 관계자들은 임대한 화물선이 '도버-칼레 노선' 보다 한가한 뱃길을 이용해 물류를 운송하도록 하는 게 이 계획의 골자라고 밝혔다.
이 계획에 정통한 익명의 한 소식통은 "우리는 식품이나 의약품 등 생필품과 어쩌면 자동차 부품 등까지 운송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영국 교통부는 "우리는 EU와 합의에 이를 것이라고 확신하지만, 정부와 업계가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해 준비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영국-유럽 교역이 최대한 자유롭게 이뤄지게 하려는 비상계획 수립을 위해 다양한 파트너들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영국 정부의 이런 계획을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견해도 있다.
영국 화물운송협회의 폴린 배스티던은 "우리는 '노 딜 브렉시트'에서도 물자가 계속 반입되게 하기 위한 모든 종류의 아이디어에 열려있지만 신속하게 화물선을 추가로 구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도버해협을 통해 현재 들어오는 대규모 물류를 영국 내 다른 항만에서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지도 않다"고 말했다.
신문은 영국 정부가 가급적 선박들을 강제 징발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지만, 브렉시트 시한인 내년 3월 29일을 불과 5개월 정도 남겨둔 상황에서 선박을 빌리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mong0716@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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