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원아모집 앞두고 전전긍긍…교육청 '처음학교로' 도입 유도
(대구=연합뉴스) 이덕기 기자 = 대구시교육청이 전국 교육청 가운데 처음으로 감사에서 적발된 사립유치원 명단을 공개했다.
24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대구지역 사립유치원 255곳 가운데 소규모 유치원을 제외한 181곳에 대한 종합 감사 결과를 오전 10시부터 홈페이지에 순차적으로 실명 공개했다. 2013년 6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감사 내용이다.
감사 결과는 그동안 공공 감사에 관한 법률에 따라 홈페이지에 익명으로 공개했지만 이날부터 실명으로 추가된 것이다.
내용에는 유치원 설립자 개인 차량 구입비, 주유비, 자동차세, 개인 식사비와 간식비 등으로 1천400여만원을 쓴 사실이 적발돼 회수 조치한 유치원도 있다.
감사 결과가 공개되자 지역 학부모 단체도 반발하고 나섰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대구지부는 곧바로 성명을 내고 대구시교육청을 항의 방문했다.
이들은 "비리 사립유치원 명단 발표는 환영하지만 보다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며 "정부는 매년 2조원의 예산을 보조금으로 지원하는 사립유치원에 국가가 관리하는 회계시스템을 도입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유아교육에 대해 국가가 책임지는 체계가 비리 유치원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 해법"이라며 국공립 유치원 확대를 요구했다.
이에 지역 사립유치원들은 명단 공개로 다음 달 초부터 하는 내년도 신입 원아 유치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명단에 오른 지역 모 유치원 설립자는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서는 송구스럽지만 사립유치원이 전문적 회계 전문가가 없어 억울한 측면도 있다"며 "명단 공개는 원아 모집에 치명타가 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시 교육청은 이날 지역 사립유치원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유치원 입학 온라인 관리 시스템인 '처음학교로' 설명회를 열고 시스템 도입을 촉구하기로 했다.
감사에 적발된 유치원 상당수가 단순 회계 미흡 등 비교적 경미한 사안이 많은 점을 고려해 '처음학교로'를 도입하는 유치원에 대해 1천만원의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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