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종사자 55% '전관예우 실체' 인정…"구속사안도 불구속으로"

입력 2018-10-24 14:00   수정 2018-10-24 16:22

법조종사자 55% '전관예우 실체' 인정…"구속사안도 불구속으로"
사법발전위 설문조사…일반 국민보다 법조 직역이 전관예우 더 우려
'전관 당사자' 변호사 75.8%가 전관예우 존재 동의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법원 및 검찰 공무원 등 법조 직역 종사자 55.1%가 사법절차에 전관예우가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전관예우가 있다고 여기는 일반 국민 비율은 41.9%에 그쳐, 실제 법조 실무를 경험한 직군일수록 전관예우 문제를 실감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법원 산하 '국민과 함께하는 사법발전위원회'(사법발전위원회, 위원장 이홍훈 전 대법관)는 24일 이 같은 내용의 '전관예우 실태조사 및 근절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조사 결과보고서'를 보고받았다.




사법발전위는 올 6월 20일부터 10월 1일까지 일반 국민 1천14명과 법조 직역 종사자 1천391명을 상대로 전관예우 실태 파악을 위한 설문조사를 했다.
법조 직역 내에서도 전관예우에 대한 견해차는 컸다. 판사를 제외한 검사, 변호사, 법원 공무원, 검찰 공무원, 변호사사무실 직원 등은 모두 전관예우가 존재한다는 의견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견보다 많았다.
특히 판사와 함께 법조 직역의 양축을 이루는 검사의 경우도 응답자 42.9%가 전관예우 존재를 믿었고, 34.9%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전관'의 당사자인 셈인 변호사는 75.8%가 전관예우가 존재한다고 응답했고, 전관예우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견은 14.8%에 불과했다.
반면 판사들은 생각이 달랐다. 전관예우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54.2%로 절반을 넘긴 반면, 전관예우가 존재한다는 의견은 23.2%에 불과했다.



전관예우 문제가 가장 많이 발생할 수 있는 사법절차로는 일반 국민과 법조 직역 종사자 모두 검찰 수사단계를 꼽았다. 일반 국민의 경우 응답자의 53.9%가 검찰 수사단계에서 전관예우 문제가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법조 직역 종사자는 58%의 응답자가 검찰 수사단계에서 전관예우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답변했다.
검찰 수사단계에서 전관 변호사의 구체적인 특혜로는 '구속영장 청구 시기나 자진 출석 시기 등을 조절할 수 있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구속 수사가 돼야 할 것을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을 수 있다'는 응답과 '적용법조나 죄명을 좀 더 가벼운 것으로 바꿀 수 있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전관예우가 발생할 수 있는 또 다른 사법절차로는 일반 국민과 법조 직역 종사사 모두 '구속관련 재판'과 '경찰 수사단계'를 꼽았다. 전반적으로 재판 절차보다는 수사단계에서 전관예우가 더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관예우 근절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반 국민과 법조 직역 종사자가 큰 인식 차를 보였다. 전관예우 관행의 동향을 묻는 말에 일반 국민 52.7%가 '별로 변화가 없다'고 응답한 반면 법조 직역 종사자는 17.5%만이 같은 대답을 했다.
오히려 법조 직역 종사자들은 31.9%가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다'거나 47.5%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고 대답해 전관예우 근절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법조계는 전관예우 존재에 대해 일반 국민보다 법조 직역 종사자의 불신이 더 깊다는 설문결과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그동안 상당수 법조인은 전관예우 문제를 법조 경험이 없는 일반 국민의 과민함 때문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실상은 사법절차를 수행하는 법조 직역 종사자들이 전관예우 문제를 더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법조계에 깊은 고민을 안기고 있다.
서울 서초동 법조타운의 한 변호사는 "그동안 법조인들은 전관예우 문제를 사법절차를 제대로 이해 못 하는 일반인들이 만들어 낸 허상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하지만 설문결과 법조 직역 종사자들이 오히려 더 전관예우 존재를 믿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더는 외면할 수 없는 문제가 됐다"고 말했다.
사법발전위는 이번 설문조사결과를 토대로 조속히 전관예우 근절방안을 마련해 김 대법원장에게 권고할 방침이다.
hy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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