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월 차량이나 S자 커브길서 앞선 차량도 인식해 조명 차단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현대모비스[012330]는 기존 지능형 헤드램프의 한계를 극복해 다른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항상 상향등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첨단 지능형 헤드램프(AADB, Advanced Adaptive Driving Beam)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지능형 헤드램프는 상시 상향등을 유지하면서도 반대편에서 다가오는 차량이나 앞서가는 선행 차량에는 상향등 불빛을 차단해 다른 차량 운전자들이 눈부심으로 운전에 지장을 받지 않게 한다.
상향등은 야간 운전 때 운전자에게 좀 더 풍부한 시각정보를 제공하지만, 반대편 주행차량 운전자 등의 눈에도 직접 빛을 쏘게 돼 이들의 운전을 방해하고 사고로 이어질 위험성이 있다.
일부 프리미엄 차량에만 탑재돼 있는 기존 지능형 헤드램프는 뒤에서 빠르게 추월하는 차량이나 'S자' 형태로 급하게 굽은 커브길에서 앞차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현행 기술이 전방 카메라를 이용해 불빛으로 다른 차량의 위치를 감지한 뒤 그 부분에 조명을 쏘지 않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는 운전자지원기술(ADAS)과 연계해 카메라가 수집하는 정보의 종류를 확대하고 레이더와 내비게이션 정보, 조향각 센서 등을 활용해 이런 한계를 극복했다.
카메라로 전방의 불빛 외에 차선 정보를 추가로 수집하고, 레이더를 이용해 후측방에서 추월하는 차량 정보를, 내비게이션으로 고속도로·국도의 차로 정보를, 조향각 센서로 커브길의 휘어진 정도를 파악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추월 차량을 감지하면 그 움직임을 예측해 그 부분의 빛을 차단하고, S자 커브길에서는 조향각 센서로 차가 얼마나 빠르게 회전하는지 계산하고 이를 카메라의 신호와 조합해 다른 차량의 위치를 성공적으로 추산해냈다.
중앙분리대가 있을 때 반대편 차량의 불빛을 인식하지 못해 상향등을 그대로 쏘는 문제도 내비게이션의 중앙분리대 정보와 카메라 정보를 조합해 조명이 중앙분리대를 넘지 못하도록 했다.
현대모비스는 특히 추가로 하드웨어를 늘리지 않고 소프트웨어만으로 첨단 지능형 헤드램프를 구현했다.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한 것이다. 국내에서 6건, 해외에서 12건의 특허도 출원해둔 상태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종합 자동차부품사로서 관련 핵심기술을 모두 확보하고 있다 보니 이번에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카메라는 물론, 후측방 사각지대 감지장치(BCW), 헤드램프, 내비게이션 등의 기술을 두루 갖춘 상황에서 이를 통합해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미르코 고에츠 현대모비스 램프설계 담당 이사는 "첨단 지능형 헤드램프는 다양한 기술을 이해하면서 기존 제품의 성능을 개선해야 하는 만큼 글로벌 램프업체들이 단기간에 기술 격차를 좁히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첨단 지능형 헤드램프 개발은 작년 초 개발에 착수한 지 1년 6개월 만의 성과다.
지능형 헤드램프는 미래 자율주행 시대에 야간 안전주행에도 꼭 필요한 기술이다. 야간주행을 할 때도 자율주행에 필요한 차선이나 표지판, 보행자, 도로 위 각종 사물 등을 정확하게 감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는 이처럼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램프 수주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을 대상으로 더 공격적인 영업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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