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8년째 치르는 내전으로 전 국토가 황폐화한 시리아에서 올해 밀 생산량마저 2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이 밝혔다.
24일(현지시간) WFP에 따르면 올해 시리아의 밀 생산량은 120만t으로 작년의 3분의 2 수준에 그치며 1989년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WFP는 시리아에서 긴 가뭄이 계속된 데다 추수 시기에 많은 비가 내려 수확량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에르베 베어우즐 WFP 대변인은 "시리아에서 밀의 절반가량을 생산하는 북부 알 하사케 지역의 농민들은 지금껏 이렇게 작황이 나쁜 것을 본 적이 없다고 한다"고 전했다.
내전이 벌어지기 전인 2002∼2011년 시리아의 연간 평균 밀 생산량은 410만t에 이르렀다.
밀 작황이 나빠진 데다 화폐가치가 하락하면서 시리아에서는 1인당 하루 수입이 340 시리아 파운드(약 680원)이지만 이 가운데 22.9%를 음식을 구하는 데 써야 하는 상황이다.
WFP는 시리아 가구 44%가 식사 횟수를 줄였고 어른들의 35%는 어린이들을 먹이기 위해 식사량을 줄였다고 전했다.
WFP는 "실업률이 60%에 이르는 시리아에서 식량 구호는 취약한 가정을 지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국제사회에 지원을 호소했다.
minor@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