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세계 최대의 석유기업인 엑손모빌이 기후변화 규제의 파급력을 저평가한 혐의로 피소됐다.
블룸버그,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바버라 언더우드 미국 뉴욕주 검찰총장은 24일(현지시간) 엑손모빌에 이같이 투자자들을 속인 사기 혐의를 적용해 뉴욕주 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언더우드 총장은 공개되지 않은 액수의 손해배상과 함께 엑손모빌이 규제 효과에 대한 표현을 재검토하고 투자자들에게 제시한 다수 틀린 표현을 바로잡게 해달라며 법원 명령을 청구했다.
뉴욕주 법무부는 엑손모빌이 투자자들에게 사실상 거짓말을 했다고 지적했다.
엑손모빌은 규제가 자사 사업에 끼칠 재정적 영향을 계산하기 위해 '대리 비용'(proxy cost)이라는 말을 사용했는데, 이렇게 기술되는 수치는 내부 계획 수립이나 비용 추정에 사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게 법무부의 판단이었다.
뉴욕주 법무부는 엑손모빌이 석유나 천연가스 보유량 결정이나 자산 감가상각 등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수치를 결정할 때도 기후변화 규제의 비용을 적절하게 설명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관투자자, 연기금 같은 장기 투자자들이 나중에 충격을 받는 일이 없도록 비용을 명확히 알려야 했다고 강조했다.
언더우드 총장은 소장에서 "엑손모빌은 자사에 대한 기후변화 리스크를 자사가 관리하고 있다고 믿도록 투자자들을 속일 허울을 구축하면서 사실은 의도적이고 체계적으로 그 리스크를 저평가하거나 무시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엑손모빌은 정치적 모략이라며 이 같은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스콧 실베스트리 엑손모빌 대변인은 "이 근거 없는 주장은 특수 이익단체들의 밀실 로비, 정치적 기회주의, 3년간 수사에도 잘못을 하나도 찾아내지 못한 검찰총장의 무능이 빚은 결과물"이라고 주장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가 심화하자 그 주범인 탄소를 배출하는 화석연료에 대한 규제는 전 세계에서 강화되고 있다. 그 때문에 대표적 화석연료인 석유나 석탄을 캐는 기업들에는 비상이 걸린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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