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과 의회 보고될듯…공개 여부 주목
(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사우디아라비아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살해될 당시 정황이 녹음된 기록을 확인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4일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카슈끄지가 터키 이스탄불의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살해된 사건과 관련해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 22일 비밀리에 파견된 지나 해스펠 CIA 국장이 터키 당국의 관계자들과 만나 녹취를 직접 들었다.
이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의회가 녹취 내용을 접하고 공개 과정을 거치게 될지 주목된다.
터키 친정부 일간지 사바흐 등이 앞서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이 녹취에는 카슈끄지가 총영사관 건물 안에서 잔혹한 고문을 당하고 끝내 살해되는 정황이 담겨있다.
카슈끄지가 총영사관에 들어가기 전 약혼녀에게 아이폰을 넘겨줬고, 자신이 차고 있던 애플워치의 녹음기능을 통해 녹취된 내용은 아이폰과 동기화됐다는 것이 터키 당국의 설명이다. 터키 측은 카슈끄지의 아이폰과 아이클라우드 계정에서 녹취 자료를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녹취를 이용해 미국은 카슈끄지의 피살에 대한 사우디 왕실의 책임을 추궁하는데 압박을 가할 수 있다고 녹취 내용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한 인사가 WP에 말했다.
CIA 출신의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브루스 리델 연구원은 "녹취 자료는 공을 미국 쪽 코트에 확실하게 넘겨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의회는 또 해스펠 국장이 출석해 녹취에서 들은 내용이 무엇인지 밝히라고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리델 연구원은 덧붙였다.
한편,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카슈끄지 피살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직접 언급한 것에 대해 터키의 한 고위 관리는 "중요 용의자 중 한 명이 무함마드 왕세자인데, 어떻게 완전한 조사를 할 수 있느냐"고 비꼬았다.
hope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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