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 1차전 영웅 베닌텐디에 5회 볼넷 허용해 대량 실점 빌미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미국프로야구 월드시리즈(WS·7전 4승제)에서 한국인 투수로는 최초로 선발 등판한 류현진(31·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호투하다가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류현진은 25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WS 2차전에 선발 등판해 4⅔이닝 동안 안타 6개를 맞고 4실점 했다.
4회까지 보스턴 강타선을 1점으로 막던 류현진은 5회 투아웃 후 연속 안타를 맞은 뒤 앤드루 베닌텐디에게 볼넷을 내주고 강판했다.
류현진이 허용한 유일한 볼넷의 대가는 컸다.
구원 라이언 매드슨이 밀어내기 볼넷과 2타점 적시타를 거푸 헌납한 바람에 류현진의 자책점은 4점으로 늘었다.
류현진과 다저스엔 베닌텐디와의 세 번째 대결이 두고두고 아쉬웠다.
류현진과 오스틴 반스 다저스 배터리는 결정구로 커브를 활용했다. 월드시리즈 1차전 선발 클레이턴 커쇼는 슬라이더를 난타당해 패전 투수가 됐다.
그 탓인지 컷 패스트볼, 슬라이더 등 평소보다 속구 계열 변화구와 횡으로 휘는 변화구의 구사 빈도를 줄였다.
류현진은 69개의 공 중 포심 패스트볼(속구)을 가장 많이 던졌다. 26개였고 다음으로 종으로 떨어지는 커브를 18개 던졌다.
류현진은 전날 인터뷰에서 "던질 수 있는 모든 공을 던지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2차전에서 컷 패스트볼(17개), 체인지업(3개) 슬라이더(1개) 등 팔색조를 뽐냈다.
그중 커브의 효과는 대단했다. 2차전에서 낚은 탈삼진 5개 중 3개는 커브를 결정구로 사용한 것이다.
특히 보스턴 공격의 핵 베닌텐디와의 두 번의 대결에선 커브가 위력을 발휘했다.
2번 타자 좌익수인 베닌텐디는 1차전에서 5타수 4안타를 치고 득점 3개를 올려 팀의 8-4 승리에 앞장섰다.
류현진은 1회 커브를 던져 베닌텐디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베닌텐디는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류현진의 커브를 받아쳤지만, 중견수 직선타로 잡혔다.
류현진은 5회 2사 1, 2루에서 베닌텐디와의 세 번째 대결에서도 커브를 고집했다.
볼 카운트 2볼 1스트라이크의 불리한 상황에서 커브로 스트라이크를 꽂은 뒤 풀카운트에서 연속 커브 2개를 던졌다.
류현진의 커브를 눈으로 익힌 베닌텐디는 거푸 파울로 걷어내 류현진을 코너로 몰았다. 마지막 8구째 속구가 스트라이크 존을 완전히 벗어나면서 베닌텐디가 류현진을 마운드에서 끌어 내렸다.
커브로 베닌텐디의 스윙을 유도한 다저스 배터리의 계획은 성공적이었으나 세 번째엔 속지 않은 베닌텐디의 승리로 끝났다.
베닌텐디를 류현진이 막았다면 다저스의 2-1 리드가 이어졌겠지만, 계투 작전마저 실패한 바람에 다저스는 보스턴에 경기의 주도권을 내줬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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