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골절·절단'…연구실 안전사고 3년간 700건 육박

입력 2018-10-26 06:01  

'화상·골절·절단'…연구실 안전사고 3년간 700건 육박
윤상직 의원 "연 4천400억원으로도 연구실 사고 근절 못 해"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 #1. 지난 5월 23일 순천대학교에서 (무균작업 실험대) 클린벤치 내 자외선(UV)램프가 켜진 상태로 생리식염수 조제 실습이 진행된 후 24명이 당일 저녁부터 눈 통증 등 화상 증상을 보이는 일이 발생했다.
#2. 앞서 1월 10일 국립식량과학원 전작물 가공처리장 품질분석실험실에서 국수를 제조하던 중 한 명이 롤러에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다.
#3. 이튿날인 11일에는 포항대에서 테이블의 발판을 세우는 과정에서 발판과 발판 주위의 구조물 사이에 한 명의 왼손 네 번째 손가락 끝마디가 끼어 골절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처럼 화상, 골절, 절단 사고 등 국내 연구실 안전사고가 최근 3년간 700건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돼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2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윤상직(자유한국당)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이후 지난달까지 국내 대학, 정부출연연구기관, 기타 연구기관, 기업부설 연구실 등에서 발생한 안전사고가 696건에 달했다.
1년당 230여건이 발생하는 셈이다.
연구기관이 연구실 안전관리 위반으로 행정 처분을 받지 않기 위해 상당한 예산을 사용하고 있지만 좀처럼 사고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2016년 기준 4천307개 기관이 4천400억원을 연구실 안전관리비로 지출했다. 한 기관이 1억원가량 투자한 셈이다.
그러나 최근 5년간 연구실 안전관리 위반으로 과태료 처분을 받은 사례는 94건으로 100건에 육박했다. 해당 기관 소명 의견을 검토한 뒤 그 달 중 과태료 부과가 확정될 사례만 18건에 달한다.
5년간 과태료 처분을 받은 기관은 대학이 55건으로 가장 많았고, 기업부설 연구실 32건, 기타연구기관 7건, 정부 출연연 2건 순이었다.
윤상직 의원은 "대학, 출연연, 기업을 가리지 않고 매년 크고 작은 사고들이 연구실에서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며 "국내 우수인력이 뜻밖의 사고로 피해를 보지 않도록 연구실 안전사고 근절을 위해 정부가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harris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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