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투옥 우크라 영화감독 센초프, 올해 '사하로프 인권상' 수상

입력 2018-10-25 22:15  

러 투옥 우크라 영화감독 센초프, 올해 '사하로프 인권상' 수상
유럽의회 "전 세계 정치범 석방 투쟁 상징"…크림병합 반대하다 3년여 수감 중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유럽의회가 러시아의 크림병합에 반대하는 활동을 하다 체포돼 러시아 감옥에서 복역 중인 우크라이나 영화감독 올렉 센초프(42)를 올해 '사하로프 인권상' 수상자로 25일(현지시간) 선정했다.
센초프는 지중해에서 난민 구조 활동을 벌이는 11개 국제구호단체, 모로코의 저명한 시민단체 지도자 나세르 제프자피 등과 함께 유럽 최고 권위의 사하로프 인권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안토니오 타이아니 유럽의회 의장은 이날 "센초프 감독은 용기와 투지로 자신의 삶을 위험에 내맡기면서 러시아와 전 세계에 억류된 정치범 석방 투쟁의 상징이 됐다"면서 "유럽의회는 사하로프 인권상을 수여함으로써 그와 그의 대의명분에 대한 연대를 표시하려 한다"고 밝혔다.
타이아니 의장은 그러면서 러시아 북극 지역 교도소에 수감 중인 센초프의 석방을 거듭 촉구했다.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에서 "유럽의회의 결정이 센초프 석방을 앞당길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 살고 있는 센초프의 사촌 여동생 나탈리야 카플란은 "이 상이 올렉이 더 강하게 버티는 데 도움을 주길 바란다. 그는 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밝혔다.
흔히 '사하로프 상'으로 불리는 '사하로프 인권상(사상의 자유상)'은 유럽의회가 인권과 자유 수호에 커다란 공헌을 한 개인이나 단체에 수여하는 상이다.
지난 1988년 소련의 핵물리학자이자 반체제 운동가인 안드레이 사하로프를 기념하기 위해 제정했다. 상금은 5만 유로(약 6천500만 원)다.
올해 사하로프 상 수상자가 된 크림반도 태생의 센초프는 지난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부터 크림을 병합한 뒤 현지에 있는 친러 정당 사무실에 방화하려 한 혐의 등으로 러시아 당국에 체포됐다.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나도누의 군사법원은 2015년 8월 센초프가 크림에서 유격대를 조직하고 테러 행위를 한 혐의가 인정된다며 그에게 20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이후 센초프는 여러 교도소를 거쳐 북극해에 면한 야말로네네츠 자치구의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자신에 대한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센초프는 지난 5월 중순부터 자신과 러시아에 투옥 중인 모든 우크라이나 정치범들의 석방을 요구하며 145일간 단식 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우크라이나와 서방 국가들은 물론 세계 유명 영화계 인사들까지 나서 그의 석방을 촉구하고 있지만 러시아 정부는 그러한 요청을 들어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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