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일본 오키나와(沖繩)현 의회에서 미군기지 이전 문제와 관련, 주민들에게 찬반투표를 실시하는 내용의 조례안이 가결됐다고 교도통신이 26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키나와현 의회에서 기노완(宜野彎)시에 있는 주일미군 후텐마(普天間)비행장의 나고(名護)시 헤노코(邊野古)로의 이전과 관련, 찬반 의견을 묻는 주민 투표에 대한 조례안이 찬성 다수로 통과됐다.
조례안은 주민 의사를 근거로 미군기지 이전 여부를 적절하게 판단하려면 투표가 필요하다며 현지 시민단체 등이 9만3천여명의 서명을 받아 오키나와현에 청구했다.
조례안에 따르면 주민 투표는 조례 공포 후 6개월 이내 실시해야 한다.
이에 따라 다마키(玉城) 데니 오키나와현 지사는 내년 봄까지는 구체적 실시 시기를 정해야 한다.
그는 지난 8월 췌장암으로 사망한 오나가 다케시(翁長雄志) 전 오키나와현 지사의 유지를 받들어 9월말 열린 지사 선거에서 미군 기지의 헤노코 이전 반대를 전면에 내세우며 당선됐다.
주민 투표를 오키나와현 전역에서 실시하려면 기초자치단체의 협력이 필요하지만, 일부 지역에선 이에 반대하는 의견서를 제출한 상태다.
오키나와현은 모든 기초자치단체에서 주민 투표를 시행하도록 조율 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이날 조례안 통과에 대해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방위상은 "미군기지의 헤노코 이전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기본 방침에 변함은 없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시가지 한가운데에 위치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비행장'으로 불리는 후텐마 비행장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아지자 1996년 이 기지를 반환하기로 했고, 1999년 나고시 헤노코를 이전지로 정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헤노코 기지 역시 주민 안전에 위협이 되는 데다 산호초 등 환경을 심각하게 파괴할 것으로 예상되자 이전에 거세게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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