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진병태 기자 = 영국에서 열린 홍콩 독립활동 행사장에서 취재 도중 주최 측과 마찰을 빚은 중국 관영매체 중국중앙(CC)TV 특파원이 경찰에 의해 정식으로 기소됐다고 영국 BBC방송 중문판이 26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CCTV 영국 특파원인 쿵린린(孔琳琳)이 지난달 30일 영국 중부 버밍엄에서 집권 보수당 인권위원회 주최로 열린 홍콩 독립활동 행사장에서 행사진행 요원과 물리적인 충돌을 벌인 사건과 관련해 일반 폭행 혐의로 정식으로 기소됐다고 밝혔다.
쿵린린은 다음달 7일 버밍엄 치안판사법정에서 심문을 받게 되며 유죄판결을 받을 경우 최고 6개월의 실형이나 벌금형에 처해지게 된다.
쿵린린은 당시 행사장에서 홍콩 독립과 관련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한 뒤 행사진행 요원과 물리적 마찰을 빚었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CCTV는 사건 직후 "영국에서 중국 언론인이 언론의 자유를 폭력적으로 침해받았다"면서 행사 책임자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주영국 중국대사관도 성명을 통해 "주영국 중국대사관의 엄중한 교섭과 여론의 압박으로 영국 경찰이 쿵린린을 곧바로 석방했다"면서 "변호사에 따르면 쿵린린은 '혐의없음'으로 풀려났고 그의 행위는 정당했으며 주최 측이 명백히 실수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영국 일간 가디언 보도와 홍콩의 비정부기구(NGO)인 '홍콩워치'가 공개한 영상은 쿵린린이 행사 관계자와 언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자신을 제지하는 행사 관계자에게 손을 휘두르는 장면이 등장하고 있다.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행사장에서 '홍콩워치'의 창립자인 베네딕트 로저스가 발언하는 도중 쿵린린이 '홍콩을 중국에서 떼어놓으려 한다'고 고성을 지르며 소란을 일으키자 행사를 주재하던 피오나 브루스 보수당 상원의원이 쿵린린에게 나가달라고 요청했다.
물리적 충돌 당사자인 에녹 리우는 트위터에 "그에게 다가가 이미 의견도 개진했고 더는 있을 수 없다고 말하려 했다"며 "그를 데리고 나가려 했더니 자신을 침묵시키려 한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아니요. 당신은 나가야만 한다'고 말하자 갑자기 내 뺨을 때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모습을 본 일부 용감한 남성과 여성이 와서 그를 밖으로 데려가려 했는데 그가 계속 소리를 지르면서 나가기를 거부하더니 난데없이 또 내 뺨을 때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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