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만, 노모 봉양하기 위해 PS 끝으로 SK 떠나기로
(인천=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트레이 힐만 SK 와이번스 감독과 선수들은 지금 '시한부 가을'을 보내고 있다.
힐만 감독은 정규시즌 막판 "올 시즌을 끝으로 SK를 떠나겠다"고 깜짝 발표했다. SK 구단은 만류했지만, 미국에 있는 노모를 봉양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그의 말에 더는 잡을 수 없었다.
한국과 미국, 일본 모두에서 야구 지도자로 활약한 힐만 감독은 공사 구분이 확실한 사람이다.
포스트시즌 후 퇴진을 발표한 뒤에는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플레이오프를 앞둔 SK 선수단을 지도했다.
SK가 힐만 감독과 함께할 수 있는 건 최대 12경기다.
5전 3승제 플레이오프, 7전 4승제 한국시리즈를 모두 치러야 가능한 숫자다.
27일부터 시작하는 넥센 히어로즈와 플레이오프를 통과하지 못하면 SK와 힐만 감독의 작별은 더 일찍 다가온다.
힐만 감독은 26일 인천 문학구장 내 그랜드 오스티엄에서 열린 2018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영광"이라며 "시즌이 끝나고 떠나겠다고 말했지만, 지금은 해야 할 일이 남았으니 남은 시간 선수들과 좋은 기억 만들어 가겠다"고 답했다.
이날 SK를 대표해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외야수 한동민과 투수 박종훈은 힐만 감독 체제에서 리그 정상급 선수로 거듭났다.
두 선수 모두 '미완의 대기' 평가를 받다가 2017년 힐만 감독 부임 후 리그 최정상급 선수로 성장했다.
한동민은 2012년 입단 후 2016년까지 1군에서 홈런 16개만을 기록한 뒤 2017년 29홈런, 올해 41홈런으로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 도약했다.
박종훈도 2017년 12승, 2018년 14승으로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따냈다.
그래서 "감독님이 내년에 돌아오지 않는다는 소식에 당황하고 매우 슬펐다"는 한동민의 말에서 진심이 느껴진다.
한동민은 "야구를 10년 넘게 했지만 이런 감독님을 또 뵐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더 감독님을 오래 보고 싶으면 한국시리즈 가서 우승까지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종훈의 마음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박종훈은 "저도 슬프고 감독님과 오래 있고 싶지만, 떠나는 길을 막을 수는 없다"면서 "좋은 모습으로 추억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가을야구 바람을 전했다.
[풀버전] 김광현 vs 브리검, SK-넥센 맞붙는 KBO PO 미디어데이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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