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자가 임금피크 장기간 적용받는 구조…"효율적 인력 운영에 필요"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사측이 직원들의 출생 연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임금피크제를 적용키로 한 것은 차별로 보기 어렵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조미연 부장판사)는 A사에 근무하던 직원 45명이 국가인권위원회를 상대로 '차별 시정 진정 기각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A사는 2007년부터 노조와 협의해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정년을 만 58세로 보고 만 55세가 되는 달의 다음 달부터 매년 임금을 줄이는 식이었다.
이후 고령자 고용법 개정에 따라 직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늘려야 하자 회사는 임금피크제 운용지침을 수정했다.
출생 연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임금피크제를 적용하기로 했는데, 예를 들어 1961년∼1962년생 직원은 만 55세, 1963년∼1964년생은 만 56세, 1965년∼1966년생은 만 57세에 임금피크제를 적용하는 식이다.
노조는 조합원 투표를 거쳐 이 같은 안에 찬성했다.
그러자 1961년∼1962년생 직원들은 다른 직원들보다 자신들의 임금피크제 적용 기간이 더 길다며 나이에 따른 차별을 당했다고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인권위는 사측의 판단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며 진정을 기각했다.
법원도 인권위와 같은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임금피크제를 3년이나 5년으로 일괄 적용하면 인력의 효율적 운영이 어렵거나 승진 적체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사측이 출생 연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임금피크제를 적용하기로 한 것에는 납득할 만한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사측과 노조가 개정안 적용에 합의한 것도 차별로 보기 어려운 근거로 삼았다.
재판부는 또 "사측이 지침을 바꾸면서 급여 등은 종전보다 근로자들에게 유리하게 바꿨다"며 "임금피크제 적용 기간이 길다는 것만으로는 기본권이 침해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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