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재 연구사 "제작 과정에서 도면 30번 바꿔"
![](https://img.yonhapnews.co.kr/etc/inner/KR/2018/10/26/AKR20181026159900005_01_i.jpg)
(목포=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조선통신사선을 만든 목적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수중에서 발굴한 고선박을 복원하는 데 필요한 기초자료를 확보하고, 거북선을 어떻게 제작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입니다. 사라지는 전통 조선기술을 전승하려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홍순재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는 3년 4개월 만에 완성한 조선통신사선 재현선 내부에서 26일 "통신사선은 고려시대와 조선시대를 통틀어 가장 큰 선박"이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조선 정부가 일본에 파견한 공식 사절인 조선통신사는 1811년을 끝으로 명맥이 끊겼다. 한일 우호와 교류 상징인 통신사를 태운 배는 200년 넘게 대한해협을 넘지 않았다.
이에 수중문화유산 발굴과 고선박 연구를 하는 전남 목포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사절단을 이끈 정사(正使)가 탑승한 기선(騎船)을 복원하기로 하고, 2015년 6월 설계에 착수했다.
통신사선 제작에 들어간 예산은 21억2천만원. 목재를 구하는 데 6억3천만원, 선박 건조에 14억9천만원이 투입됐다.
홍 연구사는 "선박 제작에 필요한 소나무를 강원도에서 하나하나 고르고, 도면을 30번 바꾸느라 힘들었다"면서 여러 고선박 중에 통신사선을 제작할 수밖에 없던 이유를 털어놨다.
그는 "고려와 조선 문헌에는 선박에 관한 기록이 거의 없다"며 "그나마 통신사선은 제작 과정과 도면이 담긴 자료가 있고, 당시 일본인이 선박을 보고 그린 그림도 남아 있어서 복원이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홍 연구사는 "배를 시범 운항한 뒤 안전하고 잘 나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부산에서 쓰시마섬까지 3∼4시간이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http://img.yonhapnews.co.kr/etc/inner/KR/2018/10/26/AKR20181026159900005_03_i.jpg)
홍 연구사는 통신사선이 거북선 제작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거북선과 통신사선은 기본적으로 바닥이 평평한 구조라는 점이 동일하다"며 "통신사선이 거북선 형태와 구조를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조선이 통신사선을 제작할 때 중국에서는 길이 100m가 넘는 대형 선박을 만들었지만, 이렇게 큰 배는 우리나라 해역에서는 항해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그는 조만간 돛을 활짝 편 통신사선이 일본에 가는 날이 오리라고 기대했다.
"부산에서 오사카까지 15일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합니다. 시모노세키까지는 엔진을 사용하지 않고 가볼 생각입니다."
psh5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