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 당시 美국무장관 슐츠 "파기안돼…다른 나라 더 참여시켜야"

입력 2018-10-27 01:49  

INF 당시 美국무장관 슐츠 "파기안돼…다른 나라 더 참여시켜야"
NYT에 기고…"핵무기의 파괴적 위협에 대항할 지도자 필요"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1987년 당시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중거리 핵전력 조약'(INF)을 체결할 당시 미 국무장관을 지낸 조지 슐츠 전 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INF 파기 위협에 우려를 제기하며 파기가 아닌 협정 당사국 확대를 주장했다.
슐츠 전 장관은 1982년부터 1989년까지 국무장관을 지냈으며, 현재 미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 특별연구원(distinguished fellow)이다.
슐츠 전 장관은 26일 미 뉴욕타임스(NYT)에 기고문을 통해 "INF를 파기하는 것은 거대한 후퇴"라면서 "그것을 수정해야지 없애버려서는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슐츠 전 장관은 "지금은 핵무기를 증강할 시기가 아니라 전 세계에서 핵무기 위협을 제거해야 할 시기"라면서 "우리는 다른 나라들을 INF 협정에 초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INF 파기 위협과 함께 중국도 협정 대상국이 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슐츠 전 장관은 INF는 핵무기 숫자 감축 목표를 향한 "중요한 발걸음이었다"면서 미국과 러시아가 서로 협정 위반을 주장하는 것과 관련, 위반 여부를 논의하기 위한 양국 전문가의 회동을 제안했다.
그는 "레이건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서기장같이 결연한 지도자가 핵 위협을 제한할 필요성을 인식했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겼다"면서 "그들은 첫 번째 만남에서 핵전쟁은 결코 승리할 수 없고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데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오늘날 핵무기의 파괴적 위협을 이해하고 그것(핵 위협)에 대항해 기꺼이 노력할 지도자를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고르바초프 전 서기장도 앞서 24일 NYT 기고문에서 미국이 INF를 탈퇴키로 한 것은 새로운 군비 경쟁을 선언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INF는 1987년 레이건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서기장이 맺은 조약으로, 사거리가 500∼5천500㎞인 중·단거리 탄도·순항미사일의 생산과 실험, 배치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냉전 시대 군비경쟁을 종식한 문서로 꼽힌다. 이 조약에 따라 양국은 1991년 6월까지 중·단거리 탄도·순항미사일 2천692기를 폐기하는 성과를 거뒀다.
lkw77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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