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물 소포' 용의자 체포후 엄벌방침 밝히면서도 계속 '언론 탓'
"'폭발물 배달' 여파로 공화당 약진세 둔화"…지지층 결집 촉구도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반(反) 트럼프 진영을 타깃으로 한 '연쇄 폭발물 소포' 사건과 관련, "미국 내에서 정치적 폭력을 용납할 수 없다"며 엄벌 방침을 밝히면서도 '국가적 통합'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반응은 용의자가 체포됐다는 법무부 보고를 받은 직후 이뤄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낮 백악관에서 열린 '젊은 흑인 지도자 모임'에서 "여러분에게 사법당국이 용의자를 체포해 수감했다는 걸 알리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러한 '공포에 떨게 하는 행위'(terrorizing acts)는 비열하고, 우리나라에 발붙일 자리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책임 있는 자들을 찾아내 신속하고 정확한 법의 심판대에 세우는 일에 있어 어떠한 재원이나 경비도 아끼지 말라고 당국에 지시했다"며 "'그들'이 됐든 '그'가 됐든 '그녀'가 됐든 (범인이) 누구든 우리는 법의 최대한도로 기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정치적 폭력이 미국에 뿌리를 내리도록 놔둬선 안 된다"며 "나는 대통령으로서 내 권한 내에서 그러한 것을 멈추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걸 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연방수사국(FBI), 비밀경호국(SS), 법무부, 뉴욕 경찰국 등 이 나라의 모든 사법당국에 박수를 보낸다"면서 "(용의자를 찾는 일이) 건초더미에서 바늘 찾기 같은 것인데 어떻게 그렇게 빨리했느냐. 놀랍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핵심은 미국민은 통합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우리는 전 세계에 미국 시민으로서 함께 평화와 사랑, 화합으로 단결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라며 '통합'을 강조한 뒤 "우리는 매일 전 세계에 우리가 얼마나 진실로 위대한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분들도 공격을 받아봤을 것"이라며 "나 역시 공격을 받는다. 나는 항상 공격을 받는다. 나보다 더 공격을 받는 사람이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나는 우리나라를 위해 가장 위대한 일들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뉴스) 네트워크에는 그게 무엇이든 간에 나쁘게 다뤄질 것"이라고 또 '언론 탓'을 했다. 그는 '보수적 운동'에 대해 "관용과 통합, 진전의 운동인데, 많은 사람이 이를 이해하지 못한다"고도 했다
'폭발물 소포' 범인, 알고봤더니 '트럼프 열성지지자' / 연합뉴스 (Yonhapnews)
트럼프 대통령이 언론 탓을 하자 행사장에서 '가짜 뉴스'라는 구호가 나왔고, 한 사람은 'CNN 역겹다'라고 외치기도 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앞서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이번 사건의 여파로 언론 등의 초점이 '폭발물 소포'에만 집중, 11·6 중간선거 이슈를 덮어버리면서 선거 국면에서 공화당의 약진세가 둔화하고 있다고 우려하며 지지층 결집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공화당이 사전 투표와 여론조사에서 너무 잘하고 있는데 지금 '폭탄' 사건이 일어나고 나서 뉴스들이 정치에 대해 다루질 않으면서 그 가속도가 크게 더뎌지고 있다"며 "지금 돌아가고 있는 일들이 매우 유감스럽다. 공화당원들이여, 나가서 투표하라!"고 말했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폭발물 배달 사건으로 모든 관심이 쏠려서 선거 분위기를 흐리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나보다 더 공격받는 사람 있나" / 연합뉴스 (Yonhapnews)
hanks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