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중미 캐러밴 북상에 '망명 독려'…"신분증·직업 제공"

입력 2018-10-27 07:40  

멕시코, 중미 캐러밴 북상에 '망명 독려'…"신분증·직업 제공"
니에토 대통령 망명 지원 계획 발표…남부 국경선 이민자 300명 체포
온두라스 대사 "캐러밴 본진 내주 후반 수도 근접"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멕시코 정부가 무리를 지어 미국 국경을 향해 이동 중인 중미 출신 이민자들(캐러밴·Caravan)에게 합법적인 망명 신청을 독려하고 나섰다고 TV 아스테카 등 현지언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이날 사전 녹화된 담화를 통해 캐러밴이 남부 지역에 있는 동안 이민 당국에 망명 신청을 한다면 임시 신분 증명 서류와 직업 기회를 주고 이민자 자녀들에게 교육 서비스도 제공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니에토 대통령은 "이번 계획은 우리의 법을 준수하는 이들에게만 적용될 것"이라면서 "멕시코에서 난민 지위를 부여받으려는 이들이 영구적인 해결책을 도모할 수 있는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에스타스 엔 투 카사'(자기 집처럼 편안하게 있으세요)로 불리는 이 계획의 자격을 갖추려면 이민자들이 남부 치아파스와 오악사카주에 있어야 한다"며 "일할 수 있는 자격이 연장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멕시코 연방정부는 캐러밴에 우호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치아파스 주 일반 시민과 자치 정부와 달리 일체의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불법 입국자에 대한 단속과 합법적인 망명 신청은 유도하고 있다. 멕시코 정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1천700명 이상이 망명 신청을 했다.
멕시코로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대규모 캐러밴의 북상에 대해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군대 파견 등 캐러밴의 입국을 막을 대책을 추진하는 터라 캐러밴의 북진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멕시코 이민 당국은 캐러밴 본진에 합류하려고 뒤따라 이동하는 이민자 300명을 단속했다. 이민자들은 이날 과테말라-멕시코 국경 도시인 시우다드 이달고를 출발해 고속도로를 따라 타파출라로 이동하던 중 체포됐다.
캐러밴 본진은 지난 22일 타파출라를 떠났으며, 현재 치아파스 주 북쪽에 있는 아리아가를 향해 이동 중이다.
익명의 이민청 관리는 "합법적 서류를 가지지 않은 채 멕시코에 입국한 온두라스와 과테말라 출신 300명을 구금했다"고 말했다.
체포된 이들은 본국 송환 절차를 밟기 위해 이민 시설로 이송될 예정이다.
현재 중미 이민자들은 거의 매일 불법적으로 멕시코에 입국하고 있다. 소규모 무리를 이룬 이민자들은 국경 밀수업자의 트럭이나 버스를 타고 이동하거나 눈에 띄지 않으려고 밤중에 걷는다.
캐러밴 본진은 대규모 무리를 이뤄 체포에 대한 우려 없이 낮에 공개적으로 이동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한편 알덴 리베라 주멕시코 온두라스 대사는 현지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캐러밴이 다음 주 금요일(11월 2일)께 수도 멕시코시티에 도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리베라 대사는 "현재 캐러밴의 공식적인 추산 규모는 3천500명"이라면서 "이들 중 최소 3분의 2가 온두라스인"이라고 말했다.
penpia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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