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선거 유세서 트럼프 행정부 맹비난…'트럼프 아이폰 도청'도 조롱
트럼프 이름 언급하지 않은채 고강도 비판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6일 중간선거를 열흘 가량 앞두고 나선 지원유세에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비판 수위를 바짝 끌어올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지금껏 오바마 전 대통령이 한 가장 강한 비판 중 하나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였다.
취임 이후 '오바마 흔적 지우기'에 적극적으로 나선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강력한 견제구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26일(현지시간) AP통신과 미 ABC 방송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위스콘신 주 밀워키에서 열린 중간선거 지원유세에서 "워싱턴에서 그들(트럼프 행정부)은 풋볼팀을 구성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기소된 이들이 많았다"면서 "'오물 청소를 하겠다'(drain the swamp·워싱턴 정가의 부패를 뿌리 뽑겠다는 트럼프의 지난 대선공약)는 그들의 약속은 신뢰할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내 행정부에서는 기소된 이가 아무도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최근 뜨거운 문제로 떠오른 캐러밴(미국 정착을 희망하는 중미 이민자 행렬)에 대해서도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을 비판했다.
그는 공화당 측의 이런 행보가 선거가 한창일 때 위험한 요소를 의도적으로 과장해 불필요한 두려움을 일으키는 '공포 선동'(fear-mongering)에 지나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또 지난 대선 당시 최대 이슈 중 하나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개인 이메일 서버 사용' 논란을 언급하면서 최근 언론에 보도된 트럼프 대통령 개인 아이폰 도청 사건도 조롱했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는 (최대 이슈가) 힐러리의 이메일이었다. '끔찍하다' '국가안보 위기' (라고 트럼프 후보측은 주장했다)"면서 "그러나 그들은 이메일에 관심이 없다. 왜냐하면 만약 그들이 그랬다면 대통령이 골프 카트에 두고 다니는 아이폰을 중국이 듣고 있다는 점에 분개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번 중간선거가 양 당의 정치적 쟁투를 넘어서는 그 어떤 중요한 것이 있다고 의미를 강조하면서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도 독려했다.
그는 "미국은 지금 기로에 서 있다"면서 "이번 중간선거는 정말로 중요하며 누군가 투표하지 않고 집에 있다면 그 결과의 위험성도 매우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sout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