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이냐 항쟁이냐 학살이냐…제주4·3 올바른 이름 찾아야"

입력 2018-10-27 14:04  

"사건이냐 항쟁이냐 학살이냐…제주4·3 올바른 이름 찾아야"
4·3 제70주년 정명 학술대회 개최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한국 현대사의 비극인 '제주4·3' 70주년을 맞아 제주 4·3의 올바른 이름(정명·正名)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27일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는 제주4·3 제70주년 범국민위원회와 제주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공동 주최로 '제주4·3 제70주년 정명 학술대회'가 열렸다.양정심 제주4·3평화재단 연구실장은 '제주4·3, 이름 찾기에 대한 소고'라는 주제발표에서 "제주 섬의 공고한 연대는 4·3을 공식화 하는 열매를 맺었고, 심지어 보수정권의 공식 인정까지 끌어냈다"고 평가했다.
양 연구실장은 그러나 "정부 차원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 과정이 탄탄해질수록 항쟁의 기억은 희미해져 가고 있다. 피해자의 모습으로만 형상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제주 4·3에는 '학살'과 '항쟁'의 성격이 공존한다면서도 "4·3 성격에서 가장 중요한 지점은 5·10 단독 선거를 저지하고자 한 정치적 저항이었다"고 강조했다.
양 실장은 이어 "4·3은 단독선거와 단독정부 수립을 저지하고 통일정부를 지향한 투쟁이었다"며 "이는 한국 현대사 속 제주 4·3의 위상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주 4·3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학살에만 초점을 맞춘 채 제주도민이 역사 속에서 항쟁의 주체로 존재했던 과정을 배제하는 것은 '절반의 기억투쟁'에 머무르고 있음을 의미한다"며 "비극적인 역사를 통해 화해와 상생의 가치를 되새기고,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키우는 노력이 미래세대와 만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학재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는 제주 4·3이 3·1 운동 기념집회에서 시작됐으며 부당한 공권력의 발포와 탄압에 대한 저항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제주4·3을 두고 "단독정부 수립을 위한 단독선거를 보이콧했다"며 "이는 선거라는 기술적 절차를 치르는 것을 민주주의의 전부로 여기는 인식에 저항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제주 4·3의 역사를 우리 사회의 기억 속에 포용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이라며 "체계적으로 이 갈등을 분석·이해하고 (이런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성찰하고 기억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제주 4·3은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1948년 4월 3일 발생한 소요사태를 말한다. 이어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진압과정에서 수많은 주민이 희생됐다. 정부는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진상규명과 희생자 명예회복 사업을 벌이고 있으며 2014년에는 4월 3일을 국가추념일로 지정했다.
kih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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