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2 우승했지만 활짝 웃지 못하는 아산…걱정 속 자축

입력 2018-10-27 18:28  

K리그2 우승했지만 활짝 웃지 못하는 아산…걱정 속 자축
'경찰청 선수 선발 중단 방침'에 존폐 위기…우승하고도 승격은 내줄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선수들 앞에서는 내색하지 않으려 많이 노력했습니다."
27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서울 이랜드를 4-0으로 완파하고 KEB하나은행 K리그2(2부리그) 2018 우승을 확정한 프로축구 아산 무궁화의 박동혁 감독의 표정은 '우승 감독' 치고는 담담했다.
경기를 마치고 우승 자축을 끝낸 뒤 기자회견장에서 취재진과 처음 마주했을 때는 약간 눈시울이 붉은 듯도 했다.
K리그2 우승은 내년 K리그1(1부)으로 가는 직행 티켓을 가져가는 것인 만큼 2부리그 팀으로선 한 시즌 이룰 수 있는 가장 큰 영예다.
하지만 아산은 우승하고도 내년 팀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
선수단을 운영하는 경찰청이 근 경찰청이 신규 선수(의경) 선발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팀이 사라질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내년 3월이면 전역자가 생기는데, 상황이 이대로 유지돼 새 선수를 채우지 못하면 14명만 남는다.
K리그에 나서려면 20명은 필요하다. 모자라면 K리그1은 물론 프로팀으로서 리그에 참가할 수 없다.
지난달 경찰청의 방침이 전해진 이후 선수단은 적잖은 마음고생을 겪었다.



그래도 어수선한 분위기를 다잡은 아산은 3연승으로 이날 우승을 확정했다.
종료 휘슬이 울리고 선수들은 서로를 얼싸안고 밝은 표정으로 자축했고, '일당백' 응원을 펼쳐 준 팬들에게 다가가 어깨를 걸고 뛰며 기쁨을 만끽했다.
하지만 마냥 마음이 편할 수는 없었다.
박동혁 감독은 "선수들이 스스로 힘들고 하루하루 걱정되는 시간을 보냈을 거다. 훈련장 등에서 표출하지 않아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팬들 앞에서 웃으며 환호하던 선수들도 팀의 미래에 대한 얘기엔 표정이 밝지 못했다.
이날 우승 확정에 기여하는 골을 터뜨린 미드필더 이명주는 "우승을 해야 팀에 좋은 영향을 줄 것 같아서 선수들끼리 더 뭉쳤다"고 전했다.



아산 구단과 한국프로축구연맹은 경찰청에 선수 모집 중단 방침을 철회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딱히 진전은 없는 상황이다.
K리그2 정규리그가 끝나는 다음 달 11일 전에 경찰청이 방침을 철회하고 새로 선수를 뽑기로 하거나, 아산시나 충청남도가 팀을 맡아 시·도민 구단이 되는 '기적'이 일어나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
이명주는 "할 말은 많지만 아무래도 조심스럽다. 저희가 할 수 있는 건 우승뿐인 것 같다"면서 "감독님이나 선생님들께 맡기는 수밖에 없는 듯하다. 팀이 좋은 쪽으로 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song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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