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 발표 후 첫 경기, 수원에 완승…"마지막까지 좋은 모습 보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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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13년 몸담은 전북 현대와 이별을 결정한 최강희(59) 감독이 차기 사령탑에 대해 자신이 어떤 의견을 제시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을 밝혔다.
최 감독은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의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34라운드 홈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을 만나 후임자에 대해 "제가 추천이나 어떤 의사 표현을 전혀 하지 않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중국 구단의 지속적인 '러브콜'을 받아 온 최 감독은 올해를 끝으로 전북 지휘봉을 내려놓고 톈진 취안젠으로 옮기기로 했다.
2005년부터 13년 동안 전북을 이끌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1회·준우승 1회, K리그 우승 6회 등을 달성한 최 감독이 떠나면서 누가 그의 뒤를 이을지도 관심사다.
이에 대해 최 감독은 "전적으로 구단이 결정할 일"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날 수원전은 지난 22일 최 감독의 이적 사실이 구단을 통해 발표된 뒤 전북의 첫 경기였다.
최 감독은 지난 엿새가 "아무래도 평소와 같지는 않았다"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그는 "팬들이 훈련장이나 개인적으로 많이 찾아오셨다. 그분들도 충격을 많이 받았고, 저도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시간 지나니 이해해 주시고, 많이 진정되신 것 같다. 마음이 나아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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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 감독은 "선수들과는 아직도 어렵다"고 털어놨다.
일찌감치 리그 우승이 확정된 가운데 감독 이적까지 알려지다 보니 분위기가 어수선하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최 감독은 "선수들에게 훈련장이나 경기장에서 절실하게 하라고 얘기하기가 어렵다. 선수들은 (이적을) 이해해 준다고 하지만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목표의식이 떨어진 경기가 가장 어렵지만, 팬들에게 프로로서 기본적인 자세를 지켜야 한다는 얘기 등을 했다"면서 "베테랑 선수들을 중심으로 남은 경기를 잘 치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북 선수들은 이날 후반 막바지 집중력을 발휘하며 2-0 완승으로 최 감독의 우려를 씻었다.
최 감독은 "제 걱정은 기우였던 것 같다. 선수들이 혼란스러웠을 텐데 프로다운 자세를 보여줬다"면서 "남은 경기도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아직 톈진과 정식으로 계약하지 않은 최 감독은 다음 주 중국을 방문해 계약서에 사인하고 내년 선수단 운영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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