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을 투명하고 철저하게 조사하라고 사우디 외무장관에게 말했다고 28일(현지시간) 밝혔다.
매티스 장관은 전날 바레인에서 열린 국제안보회의에 참석해 아델 알주바이르 사우디 외무장관을 따로 만났다면서 "우리는 그 문제(카슈끄지 살해 사건)를 논의했고, 투명하고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알주바이르 장관도 주저 없이 이에 전적으로 동의했으며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앞서 매티스 장관은 27일 이 회의에서 카슈끄지 피살 사건이 중동의 안정을 해쳤다고 지적하고 미국 정부가 사우디에 추가로 조처하겠다면서도 사우디가 미국의 대이란 정책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데는 변함없을 것이라는 데 무게를 뒀다.
미국은 카슈끄지가 사우디에서 온 정보요원들에게 살해됐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사우디 관리 21명의 비자를 취소했다.
알주바이르 장관도 연설자로 나서 "사우디와 미국의 관계는 (카슈끄지 사건과 관계없이) 불변할 것"이라며 양국 간 불화설을 일축했다.
카슈끄지 사건을 두고 미국의 사우디에 대한 태도는 사건이 일어난 이달 2일부터 약 한 달간 '옹호와 비판' 사이에서 갈팡질팡했다.
미 의회에선 사우디를 제재해야 한다며 강경한 목소리가 나왔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사우디 왕가로 번지기 전에 조속히 봉합되기 바라는 눈치다.
사우디 당국은 사건 초기엔 카슈끄지가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을 나간 뒤 실종됐다고 했다가 20일 총영사관 안에서 정보요원들에게 신문받다 우발적인 폭행으로 숨졌다고 번복했다.
25일엔 터키 측에서 공유한 정보를 인용하는 방식으로 이 정보요원들이 사전에 계획해 카슈끄지를 죽였다며 마지못해 '기획 암살설'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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