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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옌지=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군사분계선 없어지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닌데 사상 문제 해결은 오래 걸릴 것입니다. 물질적인 분계선이 없어지고 인간 대 인간 분계선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요."
지난 24일 중국 지린성(吉林省) 옌지(延吉)시에서 만난 옌볜(延邊)대 김성호(67) 명예교수는 남과 북이 역사관에서도 차이를 보인다며 남북이 분단사관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민족이 사대주의 사관에서 못 벗어났고 근대에는 식민사관을 극복하지 못했다"며 "남북이 갈라진 현실에서는 분단사관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과 북이 분단 이후 이념적인 이유 등으로 역사 인식에서도 간극이 벌어진 상황에서 공동 연구 등을 통해 이를 좁혀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일본군 위안부, 항일투쟁 등 남북 역사학계가 함께할 수 있는 주제부터 함께 역사를 다뤄야 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김 교수는 남과 북의 대학에서 모두 연구한 역사학자다.
그는 1985~1986년 평양 김일성종합대학 역사학부에서 근현대사를 공부했다. 1993~1998년에는 인하대에서 조선근현대사를 연구해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옌볜대에서는 조선역사연구소장 등을 지냈다.
김 교수는 한발 더 나아가서는 동아시아 속 한반도 차원의 연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옛날에는 국경이 왔다 갔다 했는데 고구려 문화처럼 소유권 문제가 앞으로도 있을 것"이라며 "역사란 결국 그 땅의 역사"라고 말했다.
그는 봉오동전투를 예로 들어 사상자 수가 몇 명인가, 전쟁인가 테러인가 등은 시각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며 진실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민족 자존심이라고 해서 100% 진실은 없다고 하는데 진실은 원래 사실에 한 발짝 접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역사에 접근할 때 민족 자존심이나 피해의식에 좌우돼서는 안 되지만 진실은 제대로 알고 알려야 한다며, 조선족의 항일투쟁을 언급했다.
그는 "옌볜 지역에서 국가가 정식으로 인정한 항일운동가 3천명 중 조선족이 96.6%를 차지하는데, 나를 포함한 후손들이 변변치 못해서 이를 가지고 소설책도 못 쓰고 영화도 못 찍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에서는 우리를 친일파로 아는데 항일운동의 역사를 그들에게도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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