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격참사 유대교 회당 랍비의 호소…"증오의 언어를 멈춰라"

입력 2018-10-30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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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격참사 유대교 회당 랍비의 호소…"증오의 언어를 멈춰라"
"증오 갈수록 심해져"…WP "트럼프는 트윗 계속"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동부 펜실베이니아주(州) 피츠버그의 유대교 회당(시너고그)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으로 11명이 숨지는 참사가 벌어진 가운데 이 회당 소속의 랍비(유대교 성직자)가 정치권을 향해 '증오의 언어를 멈추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나섰다.
11·6 중간선거를 앞두고 최근 며칠간 '증오범죄'가 잇따라 발생, 미국 사회가 공포에 휩싸인 가운데 극심한 사회 분열상과 정치의 양극화를 두고 책임 공방이 벌어지는 상황에서다. 반(反) 트럼프 진영에서는 반대파를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거칠고 선동적인 언사가 '우파 극단주의자'들을 부추겼다는 책임론도 나오고 있다.
총기 난사 사건의 현장인 피츠버그 앨러게이니 카운티의 '트리오브라이프'(Tree of Life) 시너고그의 랍비 제프리 마이어스는 29일 NBC 방송 인터뷰에서 "분노와 불신이 한데 뒤엉킨 걸 느낀다"며 증오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진짜로 이걸 경험하고 있는가. 그저 무시무시한 악몽이 아닌가. 연방수사국(FBI)이 우리에게 연습하라고 하는 잔인한 훈련인가"라고 생각했다며 끔찍했던 당시 상황을 회고하고 "그리고 나서 나는 거기에 분노가 없어지지 않는 걸 봤다. 오히려 더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범인의 총소리를 들었다면서 "나는 911에 신고 전화를 하느라 직접 그 장면을 볼 수는 없었다. 내가 (911에) 처음 전화를 건 사람이었다"며 "수화기를 붙잡고 있는 그 순간이 마치 영원처럼 느껴졌다. 화장실에 들어가서 특수기동대(SWAT)팀이 도착해 구출할 때까지 기다렸다"고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마이어스는 전날 밤 열린 추모 종교집회에서는 이번 '대학살'과 정치인들의 거친 '수사'(레토릭)를 직접 연계시켰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WP는 이번 사건이 미국 내 종교적 증오의 개념을 재정립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마이어스는 상원의원 2명도 참석한 이 모임에서 '레토릭'은 연설로 시작한다면서 정치권을 향해 "우리의 리더로서 당신들이 시작해야 한다"며 '솔선수범'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내가 지금 하는 말은 정치적 논란을 불러일으키려 의도된 말이 아니다. 모든 이에게 똑같이 말하는 것이다. 증오의 말을 멈춰라"고 말했다.
WP는 이러한 유대인 랍비의 '절규'에도 불구,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계속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밤 트윗에서 "가짜뉴스들은 우리나라에서 오랫동안 있어온 분열과 증오를 비난하기 위해 공화당, 보수파, 그리고 나에게 그들의 권한으로 모든 짓을 하고 있다"고 말한 데 이어 이날 오전에는 "우리나라에는 부정확하고, 심지어 사기성까지 있는 언론 보도가 일으키는 큰 분노가 있다"는 트윗을 올리는 등 사회 분열상과 관련, 언론을 그 원인으로 지목하며 '언론 때리기'를 멈추지 않고 있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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