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미국 경제인들은 지난 1년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법인세 감세가 기업 고용과 투자 계획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전미실물경제협회(NABE)가 지난달 26일∼이달 11일 민간기업이나 무역업계에 있는 회원 12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감세가 고용·투자 계획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평가가 우세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와 비즈니스인사이더 등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조사 결과에서 지난 3분기 자사 매출이 증가했다고 답한 응답자는 61%로 2014년 1월 조사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으며 이익이 증가했다는 응답자는 37%로 2012년 4월 조사 이후 가장 높았다.
다만 향후 매출 증가를 기대하는 응답자는 61%로 지난 7월의 68%보다 줄었다.
또한 응답자 81%가 지난해 세제개편이 자사의 고용과 투자 계획을 변화시키지 않았다고 답했다. 앞선 두 차례 조사에서 66% 정도였던 응답률보다 높아진 것이다.
변화가 있다는 응답은 주로 농업, 광업, 건설, 제조업 등 상품생산 부문에서 나왔다. 이들 응답자의 15%가 감세 영향에 고용을, 38%가 투자를 늘렸다고 답했다.
세라 루틀레지 NABE 기업 여건 조사 책임자는 "상품생산 부문 응답자들이 일부 투자 증가를 보고하기는 했지만, 지난해 세제개편은 응답자들 기업의 고용·투자 계획에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무역정책 변화가 고용, 투자, 가격책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는 응답자가 80%에 육박하지만, 다른 부문과 달리 상품생산 부문에서는 자사에 가격 인상, 투자 연기를 포함한 변화가 있었다는 응답률이 높았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정부는 법인세율을 35%에서 21%로 대폭 낮추는 등 세금 변화가 기업 투자·고용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실제로 혜택을 누리는 것은 투자, 고용, 연구개발(R&D)보다는 자사주 매입이라는 관측에 한층 힘을 실어주는 조사 결과다.
연방준비제도(연준) 경제학자들도 지난달 낸 보고서에서 기업들이 늘어난 현금 상당액을 자사주 매입에 썼으나 그만큼 투자를 확대했다는 징후는 적었다고 지적했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 3분기 국내총생산(GDP) 보고서를 보면 기업투자 증가율은 연율 0.8%로 급격히 둔화했으며 설비투자 증가율은 0.4%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근로자 임금은 상승했으며 이는 NABE 조사 결과에도 나타났다.
고용시장에서 숙련노동자 부족으로 기업들이 임금 인상과 훈련비용 증가를 겪었으며 추가 자동화를 검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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