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 속 배설물·비늘 등으로 물고기 분포·이동경로 밝힌다

입력 2018-10-30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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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물 속 배설물·비늘 등으로 물고기 분포·이동경로 밝힌다
국립수산과학원 남해안 4곳서 청어 DNA 확인…"신속·정확한 수산자원 탐색 가능"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물고기들이 바닷물 속에 남긴 배설물이나 비늘 등 '환경 DNA'를 이용해 어디에 분포하고 어디로 이동하는지 밝혀낼 수 있게 됐다.
국립수산과학원 수산자원연구센터는 환경 DNA 분석법으로 바닷물 속의 청어 유전자를 찾는 데 성공했다고 30일 밝혔다.
환경 DNA(eDNA) 분석법은 살아있는 유기체가 아닌 주변 환경에서 수집한 배설물, 점액, 비늘 등으로 유전체 염기서열을 분석해 해당 생물의 유전자와 동일한지를 비교하는 방법이다.

이로써 겨울철에 알을 낳기 위해 남해안으로 회유한 청어가 산란 후에 주로 어디에 분포하는지를 알 수 있게 됐다고 수산과학원은 밝혔다.
수산과학원은 민간업체인 ㈜아쿠아진텍과 함께 올해 3월 초 청어의 주요 산란장으로 알려진 경남 진해만, 통영 연안, 자란만, 여수 가막만 등 남해안 4곳에서 수심별로 채수한 물에서 환경 DNA를 추출하고 이를 수백만배로 증폭해 청어 유전자를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4개 해역의 바닷물에서 모두 청어 유전자가 검출됐다.

그중에서도 진해만 해역의 검출량이 가장 많아 청어가 산란한 후에 주로 진해만에 머문 사실을 확인했다.
수산과학원은 그동안 겨울철 잠수조사 등을 통해 진해만에서 15만여 마리의 암수 청어가 400억개에 가까운 알을 낳으며 부화한 어린 청어들은 4월까지 머물다가 5월 이후에 진해만 밖으로 빠져나가는 사실을 확인했다.
기존 잠수조사와 이번에 시도한 환경 DNA 분석 결과를 종합해 보면 청어는 겨울철에 진해만에서 산란한 후에 진해만뿐만 아니라 남해안에 널리 분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남해와 동해에서 어획된 청어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동일계로 밝혀져 청어가 큰 무리를 지어 동해와 남해를 오간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임양재 수산자원연구센터장은 "바닷물 속 환경 DNA를 이용해 우리나라 연안 청어의 분포 범위를 처음으로 밝혔다"며 "수산자원을 신속하게 탐색하고 분포 범위를 밝히기 위해 환경 DNA 분석법을 적용한 자원조사 연구를 계속 추진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lyh9502@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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