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서 대두 수입하려던 계획 차질 빚을 수도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브라질 대선에서 '친미(親美)·반중(反中)'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후보가 승리하면서 중국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0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각) 브라질 대선 결선투표에서 승리한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대선 유세 과정에서 미국과 관계를 강화할 것을 시사하면서 중국에 대해서는 강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TV 방송 인터뷰에서 "중국이 브라질을 사들이고 있다. 여러분은 브라질을 중국의 손에 맡길 것인가?"라고 물으며 브라질에 대한 중국의 투자를 제한하겠다는 말을 서슴지 않았다.
브라질의 최대 교역국이자 브라질에 대대적인 투자를 해놓은 중국으로서는 속이 탈 노릇이다.
2014∼2017년 기준 중국의 해외투자 가운데 브라질은 미국(282억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213억달러를 기록했다. 2003년 이래 중국의 투자액은 1천240억달러에 달한다.
중국은 원유, 광물, 에너지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했으며, 브라질로부터의 곡물 수입 등이 원활할 수 있도록 철도, 항구 등 사회기반시설 건설에도 막대한 자금을 지원했다.
중국으로서는 보우소나루 당선이 미국과 무역전쟁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중국은 반미 동맹을 형성하기 위해 신흥 경제 5개국인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외교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브릭스 협력을 약화하겠다고 다짐한 상태다.
중국의 브라질산 대두 수입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국은 미국의 중요한 대중 수출품인 대두 수입을 중단하면서 이를 미국과의 협상에서 무기로 쓰려는 복안을 갖고 있다.
하지만 보우소나루 당선으로 미국산을 대체할 수 있는 브라질산 대두 수입 확대가 원활하지 않게 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미국은 중국에 140억달러의 대두를 수출했는데, 이는 미국의 전체 대중 수출액의 10% 가까이 차지한다. 미국은 생산한 대두의 60%를 중국에 수출한다.
SCMP는 "친미 성향의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중국의 대브라질 투자를 제한하겠다고 다짐했는데, 이러한 정책 방향은 중국과 브라질의 외교 관계에 긴장을 불러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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