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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선수들은 올해 안타를 때리면 더그아웃을 향해 양손을 깍지낀 채 머리 위로 들어 올린다.
부상 때문에 팀을 떠난 투수 에스밀 로저스의 제안으로 시작한 이 '원팀 세리머니'는 이제 넥센을 상징하는 몸짓이 됐다.
이번 가을야구에 넥센 타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안타만 때리면 머리 위로 손을 치켜든다. 그 순간 더그아웃의 동료들도 같은 세리머니로 화답하고, 관중석의 팬 역시 따라 한다.
그런데 플레이오프 3차전의 '숨은 영웅' 포수 주효상(21)은 역전타를 때리고도 세리머니를 건너뛰었다.
주효상은 30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플레이오프 3차전 0-1로 끌려가던 2회말 2사 2, 3루에서 1루수 박정권 옆을 스쳐 가는 역전 2타점 안타를 쳤다.
넥센의 3-2 승리에 발판을 놓은 결정적인 장면이다.
그는 더그아웃에서 세리머니에 화답할 준비를 마친 동료들을 바라보는 대신 담담하게 보호대를 풀어 송지만 1루 코치에게 건네주기만 했다.
경기 후 만난 주효상은 "(안타가 아니라 상대 선수의)실책인 줄 알고 (쑥스러워서) 안 했다"며 배시시 웃었다.
이날 주효상은 타격뿐만 아니라 포수로 9이닝을 혼자 책임지며 수비에서 큰 몫을 했다.
차분한 리드로 투수의 호투를 끌어냈고, 강한 어깨까지 뽐냈다.
특히 7회와 8회 주효상의 리드가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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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회에는 안우진에게 슬라이더 결정구를 요구해 실점 위기를 넘겼고, 8회에는 이보근이 과감하게 힘 있는 직구를 던지도록 유도했다.
주효상은 "오늘 (안)우진이는 (직구가) 밋밋한 거 같아서 슬라이더 사인을 냈다"며 "이보근 선배 역시 타자 반응을 보고 가장 좋은 걸 던지도록 했다"고 말했다.
8회초 무사 1루에서는 말 그대로 '레이저 송구'를 보여줬다.
1루 주자 김강민이 완전히 타이밍을 빼앗고 도루를 시도한 순간, 2루에 총알같이 송구해 아웃 판정을 받아냈다.
이후 비디오 판독으로 판정이 번복됐지만, 강한 송구로 분위기를 넥센 쪽으로 끌고 오는 데 성공했다.
주효상은 "타이밍으로는 잡았다고 봐서 좋아했는데, 번복됐을 때 아쉬웠다"며 "다행히 이보근 선배님이 뒤에 잘 던져주셔서 점수를 안 줬다"고 했다.
장정석 넥센 감독은 31일 4차전에도 주효상을 선발 포수로 쓰겠다고 예고했다.
주효상은 좌완 이승호(19)와 배터리로 호흡을 맞춘다.
두 배터리의 나이 합계는 고작 40세에 불과하다.
주효상은 "오늘도 경기 초반에는 그렇게 떨리지 않고 편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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