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 주재 대사 소환, 유럽 동맹국들과 대이란 제재 논의
(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 덴마크 정부가 이란에서 망명한 거주민들에 대한 암살 시도가 이란 정부의 배후로 이뤄졌다고 비난하면서 대사를 소환하고 제재를 추진하는 등 강력한 대응을 하고 있다.
덴마크 정보당국은 30일(현지시간) 이란 정보기관 요원들이 3명의 망명자를 대상으로 암살을 감행하려 해 이를 저지한 사실을 발표했다고 dpa, AFP통신 등이 전했다.
특히 암살의 목표가 된 이들은 이란 정부가 분파주의 테러단체로 지목한 '아흐바즈 해방 아랍투쟁운동'(ASMLA)의 일원인 것으로 덴마크 정보당국은 추정했다.
이란 서남부 아흐바즈에서 지난달 23일 테러 공격으로 어린이를 포함한 24명이 사망한 뒤 이란 정부가 영국, 네덜란드, 덴마크의 외교관을 소환하면서 테러 공격의 책임이 있는 이란 망명자들을 추방할 것을 요구한 직후 암살 시도가 이뤄졌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안데르스 사무엘센 덴마크 외무장관은 "이란 테헤란 주재 대사를 소환하기로 했다"며 "명백히 덴마크 땅의 거주민에 대한 이란 정보기관의 공격 음모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덴마크 외무부는 또 자국에 주재하는 이란 대사도 불러 추궁하기로 했다.
사건과 관련해 덴마크 당국은 지난 21일 이란계 노르웨이 시민 1명을 스웨덴에서 체포했다.
지난달 독일과 스웨덴으로 이어지는 교량을 차단하고 여객선 운항을 중단한 것은 암살 시도를 막기 위한 경찰의 작전이었다고 덴마크 당국은 설명했다.
덴마크 정부는 이번 일과 관련해 유럽의 동맹국들과 이란에 대한 제재를 논의하기로 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이번 사건의 배후설에 대해 이란 정부는 이메일로 성명을 발표하고 강력히 부인했다고 덴마크 현지 방송들이 보도했다.
이란 정부는 성명에서 이란이 적으로 간주하는 무리가 이란과 유럽연합(EU)의 우호 관계가 진척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음모를 꾸미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사무엘센 외무장관은 "이란이 책임을 부인한다고 해도, 이란이 배후에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트위터에서 이란의 암살자를 체포한 것을 축하한다면서 유럽의 동맹국들이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이란에 맞서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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