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협 관련 기업 동향 확인·대북제재 관련 주의 환기 차원' 해석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박경준 기자 = 주한 미국대사관이 지난달 북한을 방문한 삼성 등 국내 4대 기업 등을 직접 접촉한 것으로 31일 알려졌다.
청와대와 정부의 설명을 종합하면 주한 미국대사관은 최근 삼성과 현대자동차, SK, LG 등 방북했던 기업에 연락을 취해 방북 때 논의됐던 남북 협력 사업 내용 등을 파악했다.
미 대사관의 이런 움직임은 미국이 남북협력 사업과 관련해 속도 조절을 요구하는 흐름 속에서 기업들의 동향을 확인하는 한편, 대북제재 이행과 관련해 주의를 환기하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미국 정부가 대사관을 통해 남북협력 사업에 대한 의사 표현을 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그에 대해 언급하는 게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청와대와 정부를 거치지 않고 기업에 연락한 것은 '한국 정부 패싱'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지만, 정부는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외교를 함에 있어 극히 권위주의적인 국가 말고는 상대국의 민간 분야와 직접 접촉하는 일이 있다"면서 "그것을 '한국 정부 패싱'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 당국자는 "그런 활동이 있을 것임을 우리 당국도 알고 있었다고 한다"고 부연했다.
과거에도 이와 유사한 사례가 있었던 만큼 미 대사관과 방북 기업 간 소통이 이례적인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마크 램버트 미국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대행은 지난 7월 미 대사관에서 개성공단 기업, 현대아산 등 경협 기업 관계자 10여명을 만나 남북 경협, 대북제재 완화 등을 놓고 의견을 교환한 바 있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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