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친 "사우디대사관서 '미국 떠나라' 전화받아"…사망경위 오리무중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으로 세계가 공분하는 가운데 미국 뉴욕에서 사우디 출신의 두 자매가 의문의 죽음을 당해 경찰이 수사 중이다.
사망 경위는 아직 오리무중이지만, 이들 자매가 생전에 미국 망명을 신청했던 것으로 알려져 의문을 더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지난 24일 뉴욕 허드슨 강변에서 탈라 파레아(16), 로타나 파레아(22) 자매의 시신이 발견됐다.
이들은 옷을 모두 입고 마주 본 채 테이프에 묶여 있었다. 외상의 흔적은 없었다.
자매의 본래 주거지는 뉴욕에서 225마일(362㎞)가량 떨어진 버지니아주 페어팩스로, 지난 8월에 실종 신고가 된 상태였다.
모친은 딸들의 시체가 발견되기 전날 사우디 대사관 관계자로부터 '미국을 떠나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딸들이 미국에 정치망명을 신청했다며 가족들에게 미국을 떠나라고 명령했다는 것이다.
두 자매는 2015년 모친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 워싱턴DC 인근의 페어팩스에 자리를 잡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로타나는 조지 메이슨대의 학생이었지만 올봄에 그만뒀다.
이들은 작년 12월에도 집을 나가 보호소에서 지낸 적이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그리고 지난 8월에 또다시 실종 신고가 이뤄졌고, 이번엔 주검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아직 이들의 사망 경위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뉴욕 경찰은 수사진을 버지니아로 보내 자매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는 한편, 이들이 실종신고가 이뤄진 이후 뉴욕으로 오게 된 경위를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뉴욕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은 성명을 내고 "해당 사건을 면밀히 파악하기 위해 변호인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총영사관은 "워싱턴에 있는 대사관 관계자들이 파레아 가족들과 연락했다"며 "힘든 시기에 그들을 지지하고 돕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이터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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