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워싱턴 주재 사우디아라비아 대사관 앞길을 '자말 카슈끄지로(路)'로 명명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사우디 대사관으로 가는 모든 우편물에는 그의 이름을 써야 한다. 또 대사를 비롯한 대사관의 모든 직원은 자신이 소지하는 명함에 역시 그의 이름을 새겨야 한다.
서류발급차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 들어갔다 사우디 정부 요원에 의해 무참히 살해당한 것으로 알려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이름을 두고두고 공직 직함이나 주소에 올려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워싱턴DC에서 활동 중인 사우디 민권단체가 사우디 대사관 앞길을 '자말 카슈끄지로(Way)'로 명명하는 청원을 워싱턴DC 당국에 제기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30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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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사우디 대사관을 지나는 뉴햄프셔 애비뉴 가운데 사우디 대사관 앞 구간에 그의 이름을 붙일 것을 요청하는 것이다.
미-이슬람 관계위원회(CAIR)의 니하드 아와드 워싱턴 지부장은 29일 저녁 열린 카슈끄지 추모회에서 이러한 청원 계획을 밝혔으며 이어 온라인을 통해 워싱턴DC 당국에 청원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미 약 1천500개의 서명을 받았으며 서명 인원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워싱턴DC 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카슈끄지로' 구상은 미국진보센터(CAP)의 마이클 워츠 선임연구원과 미국기업연구소(AEI)의 게리 슈미트 연구원이 생각해낸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이미 카슈끄지 사건에 대한 조치로 일부 사우디 관리들에 대한 비자를 철회하고 추가 보복 조치를 검토 중이다.
사우디 정부는 영사관 내에서 카슈끄지가 살해당한 사실을 인정하고 18명의 사우디인을 체포했으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개입은 극구 부인하고 있다.
워싱턴 DC 당국은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반대하다 살해된 러시아 인사를 추모하기 위해 러시아 주미대사관 앞 도로 명칭을 그의 이름으로 바꾼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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