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영국 수영협회에 해당하는 '스윔 잉글랜드'(Swim England)가 홈페이지에 '성차별적' 내용을 담은 수영복 안내문을 방치했다가 사과하고 관련 글을 삭제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와 텔레그래프 등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들에 따르면 수영협회는 지난 2010년부터 협회 홈페이지에 수영복 선택에 도움을 주겠다며 관련 글을 게시했다.
이 글에는 "여성들은 수영복을 고를 때 더 매력적인 특징에 관심을 기울여야만 한다"고 적혀있었다.
그러면서 축 늘어진 배를 가진 여성은 비키니나 원피스 수영복 대신 헐렁한 탱키니(짧은 민소매 상의에 비키니형 하의가 한 벌로 된 수영복)를 입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원피스 수영복을 입는 것은 배를 날씬하게 보이게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흔들리는 뱃살'을 드러내 축 처진 배를 강조할 뿐이라는 '친절한' 설명도 곁들였다.
이 글은 또 몸의 굴곡을 강조하고, 남성적 체형을 감추기 위해선 어떤 수영복을 골라야 하는지에 대한 '팁'도 적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비만 여성들에게는 '축소 효과'를 위해 어두운 색상의 수영복을 입을 것을 추천했다.
대학교 박사과정 학생인 시몬 웹은 어릴 때 그만둔 수영을 다시 시작하기 위해 스윔 잉글랜드의 홈페이지를 찾아보다 이 글을 발견하고 수영협회에 성차별적이라고 항의했다고 신문들은 전했다.
그는 협회에 보낸 서한에서 "지금까지 성차별에 물려 익숙할 정도가 됐지만, 이런 글이 영국 수영행정을 책임지는 기관에 의해 게시됐다는 걸 발견하고는 너무나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분명 이 글은 수영복을 사려는 여성들은 먼저 자신의 몸에 결함이 있는지 세심히 살핀 다음 여성적 이상형에 될 수 있는 한 가깝게 보이게 하는 수영복을 사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논란이 일자 수영협회는 사과와 함께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다.
협회 대변인은 "이 글은 2010년부터 떠 있던 오래된 웹페이지로, 영국 수영협회의 견해를 대변하지 않는다"면서 "이 게시글이 주목받자마자 우리는 해당 게시물을 제거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오래된 정보가 초래했을 수 있는 어떠한 모욕에 대해서도 사과하며, 이번 일로 인해 사람들이 물을 즐기는 것을 그만두지 않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sout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