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요소는 다 갖췄는데…미지근한 '여우각시별'

입력 2018-11-04 06:00  

흥행 요소는 다 갖췄는데…미지근한 '여우각시별'
특수 배경과 소재에도 이야기 전개 '올드'해 피로감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공항 내부를 배경으로 한 점도 신선하고, 매번 여심을 홀리는 이제훈도 있고, 장르도 로맨스와 판타지, 오피스를 고루 섞어놨다.
이렇듯 SBS TV 월화극 '여우각시별'은 흥행 요소를 모두 갖췄다. 그러나 극이 중반부를 넘어가는데도 여전히 예열 단계인 것만 같다. 시청률도 6~8%대(닐슨코리아)에 머무르며 기대작치고는 기본만 하는 모양새다.



'여우각시별'은 일단 풍성한 스토리를 자랑한다. '낭만닥터 김사부'(2016~2017), '구가의 서'(2013), '제빵왕 김탁구'(2010) 등에서 사람 냄새 나는 필력을 자랑한 '이야기꾼' 강은경 작가가 극본을 맡은 덕분이다.
남주인공 이수연(이제훈 분)의 무쇠 팔은 극의 갈등과 해결을 동시에 담는 소재다. 초반에는 혈기왕성한 여주인공 한여름(채수빈)이 사고를 치고 다양한 위험에 처할 때마다 불쑥 나타나 그를 구해주는 해결사 역할을 했다.
또 두 사람의 감정이 깊어진 후에는 수연에게도 위험 요소가 되고, 최근에는 감전으로 팔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오류가 발생하는 등 애절한 멜로를 배가하는 장치로 기능한다.
수연과 여름뿐만 아니라 보안팀의 '상하관계 로맨스'로 인기를 얻은 오대기(김경남)-나영주(이수경) 커플, 각각 다른 사연을 지닌 최무자(민성욱), 양서군(김지수), 서인우(이동건) 이야기도 풍성하게 그려지는 덕분에 극에 지루함이 없다.



공항이라는 특수한 배경 덕분에 매회 에피소드 역시 넘쳐난다.
액체류는 기내에 반입할 수 없다는 '상식'도 무시한 채 공항 직원 머리에 물을 끼얹는 '갑질'을 해대는 진상 승객들과, 여객터미널에서 아들 내외에게 '현대판 고려장'을 당한 할아버지 등 가슴 아픈 사연을 품은 사람들까지 다양한 이야깃거리는 극 중 인물들을 성장시키는 원동력이다.
그럼에도 '여우각시별'은 어쩐지 고루하고 반복적인 전개라는 지적을 피하지 못한다.
초반부에는 소위 '민폐'로 불린 여주인공의 이해 못 할 좌충우돌 언행들이 시청자 공감을 얻지 못했고, 중반으로 진입하면서부터는 수연의 무쇠 팔을 고리로 위기가 발생하고 모면하는 과정이 패턴 변화 없이 반복된 탓이다.



또한 문제가 해결되는 계기도 이야기 내에서 쌓아온 것으로부터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연 등에 기대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 큰 굴곡은 없어도 자연스러운 전개가 시청자 공감을 얻는 트렌드에 비교하면 이러한 방식의 전개는 인위적이고 고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으로, 피로감을 느끼는 시청자도 늘었다.
수연의 무쇠 팔과 공항이라는 배경은 분명히 기존 드라마들과 다른, 신선한 요소였다. 그러나 갈수록 이야기 구조 자체가 과거 방식을 답습하면서 이 작품은 신선한 배경과 배우들의 매력을 십분 살리지 못한 채 흔한 멜로극의 하나가 됐다.
'여우각시별'은 공항 배경을 강조하기 위해 제작발표회도 실제 인천공항에서 했다. 그러나 공항의 특별한 풍경들을 담을 수는 없었기에 왜 굳이 먼 곳에서 했는지 알 수 없던 행사였다. 신선함과 특별함을 강조했지만 차별화하지 못한 극의 내용과도 닮은 셈이다.
제작진은 후반부에 대해 4일 "웨어러블이 무력화된 수연, 수연과 여름의 러브라인, 인우를 감시하는 노숙남 등이 후반부에 새롭게 주목할 포인트다. 2막을 기대해 달라"고 밝혔다.
lis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