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직위해제 조치, 법에 따라 강력 수사"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음주 후 복통으로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받던 경찰 간부가 의료진에게 폭언하고 병원 직원 등을 폭행해 현행범 체포되는 일이 발생했다.
1일 부산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42분께 부산 북구 덕천동의 한 병원 응급실 내에서 현직 경찰관인 정모(57) 경정이 병원 직원 등을 폭행해 현행범 체포됐다.
정 경정은 전날 저녁 마신 술로 인해 위경련이 일자 이날 새벽 4시 16분께 아내와 함께 병원 응급실을 찾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경정은 아내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간호사에게 폭언하며 행패를 부렸다고 경찰은 밝혔다.
정 경정이 간호사에게 물을 달라고 요구했는데 간호사가 의사 지침대로 복통 환자에게 물을 주지 않자 정 경정이 욕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응급실 폐쇄회로(CC)TV를 보면 정 경정은 해당 간호사에게 위협적으로 다가서며 때릴 듯 주먹을 두 차례 들고 이를 주변 간호사 2명이 말리는 모습이 나온다.
병원 원무과 남성 직원 A(23)씨가 정 경정을 말리자 정 경정은 A씨의 몸이 휘청거릴 정도로 머리채를 잡아당기는 모습도 나온다.
A씨는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 손은 뒷짐 진 상태에서 대응하고 정 경정의 폭행에도 항의하지 않는 모습이 관찰된다.
정 경정의 횡포에 당시 병원에 있던 시민도 나섰고, 의사도 이후 다가와 정 경정을 진정시킨다.
[부산지방경찰청 제공]
CCTV 영상으로는 확인이 어렵지만 이 과정에서 의사도 가슴을 1차례 폭행당했다는 진술이 나와 경찰이 추가 조사를 통해 확인할 방침이다.
정 경정은 경찰에 현행범 체포됐다. 하지만 정 경정이 체포 후 심한 복통을 호소해 병원 치료를 위해 현재는 귀가 조처한 상태다.
경찰은 "정 경정에 대해 직위해제 조치를 했고 법과 원칙에 따라 강력하게 수사해 처벌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라면서 "피해자 진술 확보와 영상 분석을 완료하고 정 경정의 치료가 끝나면 불러 조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4년부터 올해 9월까지 응급실 폭행·난동 사건이 국립대병원에서만 133건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지난 9월 의료단체 간담회에서 응급실 내 폭력 사범을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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